'꿀벌 실종'이 회자되던 때가 있었다. 2022년 1~2월 사이 전국적으로 77억 마리 이상 꿀벌이 폐사했다는 농촌 진흥청 조사는 충격 그 이상이었다. 절멸이라고밖에는 달리 표현할 길 없는 꿀벌 수난은 그해만 전국 9개 도 대부분에서 피해가 발생했고 남부 지역에서 북쪽으로 확산 중이라고 했었다. 그 뒤 확산세가 누그러졌는지 모르겠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세계 100대 작물 중 71%가 꿀벌을 매개로 수분受粉(수술의 꽃가루가 암술머리에 옮겨 붙는 일)한다고 밝혔다. 꿀벌이 채밀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면 지구 생태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꿀벌이 사라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꿀벌응애(기생충), 등검은말벌 따위 해충의 증가가 그 중 하나다. 직접적인 이유일 수는 있겠지만 결정적이지는 않은 성싶다. 해충은 과거에도 넘쳐났지만 지금처럼 절멸을 걱정할 만큼 위협적이지는 않았다.
그보다 이상 기후가 더 근본적인 요인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지난해 9~10월 발생한 저온현상으로 꿀벌의 발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고, 11~12월에 이어진 고온으로 밀원수(꿀벌에게 먹이를 제공하는 나무)의 꽃이 이른 시기에 피면서 꿀벌이 크게 줄어든 것"이라는 당시 농식품부 관계자의 분석은 의심을 확신으로 바뀌게 만들었다. 게다가 그 밀원수 자체가 점차 줄어듦으로써 꿀벌 생존을 더욱 위협한다고 하니 제아무리 영리한 꿀벌이라도 척박해진 환경에서 버틸 재간이 없었을 게 분명하다.
2008년 환경 단체 '어스 워치Earth Watch'는 지구에서 절대로 사라지면 안 될 다섯 가지 생물 중 가장 1등으로 꿀벌을 뽑았다. 꿀벌이 없으면 인류의 식량도 사라지기에 대체 불가능한 종으로 꼽힌 것이다. 생전 아인슈타인이 그런 무시무시한 경고를 했는지는 좀 더 따져봐야겠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무시무시하다.
- 꿀벌이 멸종하면 인류도 4년 안에 사라진다!
깎새가 꿀벌을 왜 마음에 두는지 본인도 그 까닭을 딱히 모른다. 꽃에 사뿐히 앉아 꿀을 채취하는 꿀벌을 보면 그저 사랑스럽고, 말벌의 무자비한 공격에 몸뚱아리가 두 동강으로 뎅겅 부러진 사체를 보면 수족이 떨어져 나간 듯 마음 아프며, 그 말벌 한 마리 쪄 죽이려고 꿀벌 수십 마리가 달려드는 광경에선 경이로움을 넘어 어떤 종교적 감화로 숙연해지기까지 한다. 그래서 왜, 왜 꿀벌이냐고 물으면, 정말 모르겠다.
EBS 자연다큐멘터리 꿀벌을 보고 있다. 왜 꿀벌이냐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 보겠답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