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레에서 다치바나 다카시로(2)

by 김대일

『지식의 단련법』(박성관 옮김, 청어람미디어, 2009)은 책 제목 그대로 지식(정보)을 어떻게 습득하고 단련시킬 것인지 다카시 특유의 지식 단련법이 소개되어 있다. 지식(정보)을 수집하고 정리하고 가공해 가는 프로세스는 매우 간단해 보이지만 그 속에는 다카시만의 진면목이 있다. 그것을 받아들여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게 지상 과제다.



- 대체 지적인 정보의 입력에 매일 얼마나 시간을 할당할 수 있을까? 신문이나 잡지를 제외하고 하나의 완결된 텍스트를 읽는 시간을 하루에 얼마만큼 낼 수 있을까? 그 시간에다 자신의 독서능력과 평균수명을 적용해본다면, 앞으로 남은 일생 동안 자신이 몇 권 정도의 책을 읽을 수 있을까. (…)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자기가 읽고 싶은 책 모두를 죽기 전까지 읽어낸다는 것은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한 꿈이라는 것이 금세 명약관화해질 것이다. (위 책, 13쪽)



- 끊임없는 입력에 의해 축적되고 형성된 풍요롭고도 개성적인 지적 세계야말로 좋은 출력의 토양이다.

앞서 입력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했지만, 출력에는 그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시간이 걸린다. 두 시간이면 읽어치울 수 있는 얄팍한 책이라도 쓰는 입장에서는 100시간에서 200시간 정도는 걸렸을 것이다. 따라서 인생에서 남은 시간을 어떻게 배분할까라는 문제와 관련해서도 입력과 출력 중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두어 배분할 것인가를 일단 생각해두지 않으면 안 된다. (23쪽)



- 어떤 작업에 돌입할 때 나는 일단 신문 스크랩이든 잡지기사 복사물이든 필요한 것을 이 폴더 안에 옮겨 놓는다. 그밖에 다른 자료들도 어쨌든 모두 여기에 넣어 버린다. 예컨대 뭔가 생각이 나면 그것을 메모해서 넣어두든가 나중에 이야기할 ‘재료 메모’나 차트 혹은 자료를 다양하게 가공한 것들도 여기에 넣어둔다. 메모란 그 속성상 보존하기가 어렵고 없어지기도 쉬운 것이지만, 이 폴더라면 쉽게 보관해둘 수 있다. 내가 이용하는 것은 B4형인데 이 사이즈를 고른 것은 양 페이지에 걸친 큰 기사들을 복사하여 그대로 여기에 넣을 수 있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71쪽)



- 좋은 글을 쓸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는, 자기가 모은 재료에 최적의 흐름을 발견하느냐 못하느냐는 문제와 같은 것이다. (163쪽)



고백하건대, 『지식의 단련법』을 처음 접했을 때는 유명한 다독가의 독서법을 엿보려는 일념이 강했던 반면 지식 단련이라는 측면을 간과했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 그것이 독서가 됐건 미디어를 통하건 간에 단순히 지식을 쌓는다는 의미를 넘어 지식의 본질과 깊이를 더하면서 보다 창의적인 출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영감을 얻기 위한 접근에서라도 다시, 새롭게 다치바나 다카시 책을 읽어야 한다. 비록 쟁여 둔 말꾸러미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할 것인가라는 지엽적인 방법론에서 시작되었으나 지식의 축적과 활용에 대해 보다 근본적인 성찰을 꾀할 기회로써 그 의미가 충분히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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