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상식이라고 여기는 것 중에 원래 의미가 변질되고 와전되면서 굳어진 오류가 제법 있는가 보더라. 나온 지 좀 됐지만『상식의 오류 사전』(발터 크래머, 괴츠 트랜클러/박영구, 박정미 옮김, 경당, 2001)을 읽다 보면 기성의 세계를 전복시키려는 시도에 동조하며 느끼는 짜릿함 같은 게 든다.
고대 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가 한 이 말은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로 번역되었고, 체육 교관들이 신병들을 가혹하게 훈련시키는 명분이 되어 왔다.
하지만 사실, 유베날리스는 완전히 다른 의도에서 그 말을 했다. 위의 격언은 그의 풍자시에서 따온 것이지만 한 문장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 완전한 문장은 "Orandum est ut sit mens sana in corpore sano"로써, 번역하면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까지 깃들면 바람직할 것이다"이다. 이것은 찬사가 아니라, 당시에 유베날리스가 아주 못마땅하게 생각한 신체 단련 열풍에 대한 공격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기름을 발라 번질번질한 로마 시대 검투사들의 근육에 대한 그의 논평을 요즘 말로 푼다면 이럴 것이다. "이 근육만 키우는 멍청이들이 생각을 할 줄도 안다면 얼마나 좋으랴."(위의 책 35쪽)
육체가 정신을 다스린다고 확신하는 이들에게는 전가의 보도인 양 계승되던 아포리즘이 실은 비아냥이었다니! 개구리마냥 불룩 아랫배가 튀어나온 나로서는 통쾌하지 않을 수 없다. 허나, 아름답고 매력적인 몸매를 만들고 가꾸며 유지하는 데 목을 매는 자들의 강력한 반발에 대응할 방법이 나로서는 마땅치가 않다. 그저 이 책 서문의 일부를 되뇌이면서 전의를 다질밖에.
"진실의 횃불을 들고 군중 사이를 헤쳐 나가는 일은 누군가의 수염을 태우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라는 위대한 게오르크 크리스토프 리히텐베르크의 격언처럼, 우리는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의 분노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참아낼 준비가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