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이 다 나았다 싶었는데 며칠 전부터는 목구멍이 말썽이다. 목울대 아래위를 벌레가 스멀스멀 기어가는 기분이 들다가 밭은 기침이 터져 나오면 찢어질 듯 목이 아프다. 목소리가 아예 안 나올 정도는 아니지만 목구멍이 부어 있어 가급적 잔말을 삼가해야 신상에 이롭겠다.
몸살
정연복
딱히 찾아올 사람도 없어
이따금 외로움이 밀물지는 때
불현듯 불청객처럼
다가오는 너
끈질기게 들러붙어
몸이야 많이 괴롭더라도
너와의 꿈결 같은
몇 날의 동거同居 중에는
파란 가을 하늘처럼
맑아지는 정신
왜 살아가느냐고
무엇을 사랑하느냐고
너는 말없이
화두話頭 하나 던지고 가지
몸뚱아리 한 구석이 고장이 나 그로부터 비롯된 예민해진 기분이 무엇보다 언짢다. 누구는 몸살을 앓다가 정신이 맑아지고 인생의 의미라는 화두까지 잡는 계기로 삼았다지만 행여나 애꿎은 손님한테 분풀이를 퍼붓지 않으면 다행이다. 찢어질 듯한 목구멍 통증에서 무엇을 깨달았느냐고 자문하면 "아파 죽겠는데 뭔 개수작이야!'는 대답이 돌아오니 시인 발톱의 낀 때만 못한 깎새인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