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에 비가 내렸다. 불과 엊그제까지만 해도 옷깃을 여민들 속절없이 스며드는 한기로 그저 옹송그릴 뿐이었는데 그때 내렸으면 영락없이 눈이었을 텐데·····, 아쉽다.
눈 내리는 부산은 좀체 어렵다. 상공에서 눈이었을 물체가 따순 바닷바람을 맞으면 비로 바뀌기 십상이니까. 습기를 한껏 머금은 빌어먹을 그 따순 바람 덕에 겨울이면 다른 데선 흔하디 흔한 눈이 여기선 귀물로 여겨진다. 올해는 눈구경하길 제발 바라지만 부산 사람들 거개가 부질없는 여망인 줄 안다. 하여 부산에서 눈 내리는 날 만나자는 약속 따위는 실언이면서 허언이니 주의가 요망된다.
그래도 눈 맞으며 당신을 기다리는 장면만은 언제 그려도 낭만적이다.
초겨울 편지
김용택
앞산에
고운 잎
다 졌습니다
먼 산을 그리며
저 강에
흰 눈
내리겠지요
눈 내리기 전에
한 번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