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일요일(240)

by 김대일

서안나



등이 가려울 때가 있다

시원하게 긁고 싶지만

손이 닿지 않는 곳

그곳은 내 몸에서

가장 반대편에 있는 곳

신은 내 몸에

내가 결코 닿을 수 없는 곳을 만드셨다

삶은 종종 그런 것이다,

지척에 두고서도 닿지 못한다

나의 처음과 끝을

한눈으로 보지 못한다

앞모습만 볼 수 있는

두 개의 어두운 눈으로

나의 세상은 재단되었다

손바닥 하나로는

다 쓸어 주지 못하는

우주처럼 넓은 내 몸 뒤편엔

입도 없고 팔과 다리도 없는

눈먼 내가 살고 있다

나의 배후에는

나의 정면과

한 번도 마주보지 못한

내가 살고 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내 이면과 마주할 줄 아는 용기. 내 등을 직면할 수만 있다면 지금보다 나는 떳떳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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