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일요일(243)

by 김대일

강 건너 봄이 오듯

송길자




앞 강에 살얼음은 언제나 풀릴꺼나

짐 실은 배가 저만큼 새벽안개 헤쳐왔네



연분홍 꽃다발 한아름 안고서

물 건너 우련한 빛을 우련한 빛을 강마을에 내리누나



앞강에 살얼음은 언제나 풀릴 꺼나

짐 실은 배가 저만큼 새벽안개 헤쳐왔네



오늘도 강물 따라 뗏목처럼 흐를 꺼나

새소리 바람 소리 물 흐르듯 나부끼네



내 마음 어둔 골에 나의 봄 풀어놓아

화사한 그리움 말 없이 그리움 말 없이 말 없이 흐르는구나



오늘도 강물 따라 뗏목처럼 흐를 꺼나

새소리 바람 소리 물 흐르듯 나부끼네


(들을 적마다 심금을 울리는 동요는 <섬집 아기>이고, 나른함이 스스르 몰려오는 가곡은 <강 건너 봄이 오듯>이다. 두 곡은 한국어로 듣고 부르는 노래 리스트 중에서도 꼭대기층에 놓여 있을 정도로 최애다. 그 구슬픈 서정성이 워낙 탁월해 다양한 아티스트에 의해 다양하게 해석되는 <섬집 아기>에 대해서는 더 말해 봐야 입만 아프고, <강 건너 봄이 오듯>은 김광석이 부른 <나른한 오후>만큼이나 나른함으로 버무려진 봄날 가곡으로 원탑이다. 특히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는 소프라노가 이쁘게 치장하고 이 가곡을 부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모르는 연정까지 일어 그 나른함이 더욱 증폭해 버린다. 한번도 대면한 적 없는 소프라노인데도 <강 건너 봄이 오듯>을 부르는 그녀를 물끄러미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한없이 설렌다. '나른하다'가 '아름답다'와 이음동의가 되는 순간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ckOIQCQlp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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