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잔치판

by 김대일

2026년 3월 3일인 오늘은 화요일이다. 화요일이니 깎새 점방은 정기 휴무다. 하여 깎새는 오늘 하루 쉰다. 쉬긴 쉬는데 하루종일 푹 쉴 수 있다. 무슨 말인고 하니,

3월 2일인 어제까지 삼일절 연휴였다. 삼일절이 일요일이라 다음날까지 대체 공휴일이라서 그랬다. 회사원인 마누라는 당연히 쉬었고 대학원과 대학교에 각각 진학한 큰딸과 막내딸 신학기 시작도 하루 연기되었다. 남들 다 쉬니 가족들도 월요일까지 푹 쉬었다. 깎새만 월요일 새벽 댓바람 맞으며 점방을 향했고.

곧 드러날 오늘 아침 집안 풍경은 도떼기시장을 방불케 할 게 뻔하다. 학교 정문을 아침 9시 전에 통과해야 하는 두 딸은 물론이고 이른 출근을 준비하는 마누라까지 합세해 화장실은 북새통일 테니까. 여자 셋이서 허둥지둥대는 꼴을 느긋하게 구경하고 앉았다간 어떤 구박이 날아올지 몰라서 얼른 헬스장으로 발걸음을 옮길 깎새. 그로부터 1시간쯤 지나 돌아온 집은 고즈넉하여라.

이런 고요함 오롯이 깎새만의 사치이다. 집을 몽땅 전유해 본 적이 근래 들어 있었던가 곰곰 생각해보니 올해 들어 처음이다. 그렇다면 요샛말로 개꿀인 오늘 하루를 마음껏 만끽해 사치의 극단이 뭔지를 극단적으로 누리는 것이야말로 행운을 거머쥔 자의 권리이자 의무인 바, 어떻게 즐길 것인지 궁리에 궁리에 궁리를 이어가는 중이다.

요양병원 입원한 모친부터 일단 면회한 다음 벌일 혼자만의 잔치판으로 깎새 오르가슴은 이미 최고조에 이르렀으니!

작가의 이전글단골이 될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