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향배

by 김대일

2026년 3월 1일은 107주년인 삼일절이었는데 깎새 개인적으로도 기념비적인 날이었다. 개업 4년 만에 요금 인상을 단행한 첫날이었으니까. 5천 원 하던 커트 요금을 6천 원으로 20% 인상한 것이다. 인상률 20%라고 하니 도둑놈 심보라며 분개할지 모르겠으나 5천 원에서 6천 원이라고 하면 체감지수가 확 떨어진다. 게다가 주변 커트 요금 시세와 비교해 봐도 여전히 싸다.

그럼에도 걱정이 크다. 요금을 올린 뒤 이틀에 걸쳐 점방을 찾은 손님들 붙잡고 일일이 요금 인상에 관한 의견을 청취했을 때는 이구동성이었다. 그동안 싼 요금 내느라 미안해서 혼났는데 잘 되얏다라거나 점방 월세, 염색약값 오른 걸 감안하면 당연한 처사라고 깎새를 두둔했으니까. 하지만 손님은 겉으로만 봐선 모른다. 눈앞에서야 감싸고돌던 손님이 다음달 다다음달도 점방을 찾을지는 두고볼 일이니까. 부친도 앞으로 4월, 5월 두 달 매출 추이를 봐야 요금 인상의 영향을 파악할 수 있다며 예단을 피했다.

믿는 구석이 아주 없지는 않다. 지난 4년에 걸쳐 쌓아온 단골층이 두터우리라 짐작한다. 손이 많이 닿아 길이 든다는 '손때가 묻다'를 경상도 표현으로 '질이 들다'라고 한다. 개업 이래 깎새 질이 든 손님이 제법 많다. 다른 데는 모르겠고 근방 여느 커트점보다 깎새 기술이 낫다고 추켜세운다. 그렇게 질이 든 손님들이 기껏 천 원 올랐다고 다른 배로 갈아탈 리 없다고 깎새는 믿고 싶다. 하지만 여전히 깎새는 노심초사다. 전철역으로 불과 4코스 거리인 서면 부전시장 주변에는 한 집 건너 요금 4천 원, 5천 원하는 커트점이 득시글거리고 있고 무임승차가 가능한 노인들이 마실 갈 겸 거기로 향할 공산이 크다는 점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노인에게 천 원은 의외로 유용하니까.

깎새 단골 중 65세 이상 노인층 비중이 20%라고 하면 매출 증감의 열쇠를 그들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에게 요금 인상은 과연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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