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통령과 미국 대통령이 취임할 때 하는 대통령 선서를 두고 시사평론가 헬마우스가 비교한 발언이 무척 인상적이다.
한국 대통령은 국회에 가서 헌법 위에 손을 얹고 선서를 하는 반면 미국 대통령은 성경 위에 손을 얹고 선서를 한다. 이에 대한 헬마우스 해설은 명쾌하다.
- 미국 헌법에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하라고 되어 있지 않아요. 뭐에 손을 얹으라는 얘기가 없습니다. 관례적으로 70년대부터 성경에 손을 얹고 선거를 합니다. 이것을 정치학적으로 해석하면 도덕적 공화주의 쪽에 가깝다고 해석하거든요. 초월적 존재한테 내가 당신 밑에 있다라고 선서하는 게 미국 대통령이거든요. 제가 봤을 땐 미개합니다. 올드한, 올드패션드한 정치예요.
- 저는 우리 헌법의 민주적 정통성에 자부심을 가진 사람으로서 대통령이 국회에 가서 헌법 위에 손을 얹고 선서를 한다는 것은, 너네 별거 아니야, 법치주의 앞에서는 너도 그저 국가의 종복일 뿐인 거고 헌법 앞에서는 너는 거기에 손을 얹고 그걸 지켜야 되는 의무만 있는 종복이야, 그런 차원에서 굉장히 좋은 전통이다. 좋은 의례다 라고 생각을 하고.
세계제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이례적으로 대한민국 헌법 69조는 대통령 선서 항목이면서 뭐라고 선서할지 세세하게 나열되어 있단다.
헌법 제69조
대통령은 취임에 즈음하여 다음의 선서를 한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국가의 틀과 국민의 자유를 보장하는 기본 틀인 헌법에 손을 얹고 선서를 한다는 것은 대통령 된 자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직에 임할 것인지를 만방에 천명하는 행위다. 그런데 그런 헌법책 대신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를 한다면, 누구를 위한 대통령이고 무엇을 위한 대통령일까. 유구한 전통을 자랑한다는 미국 대통령제가 미개해 보이는 순간이다. 미개한 전통이니 미개한 대통령이 등장해 세상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게 우연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