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Good Morning'이 형용 모순이라는 사실 처음 알았다. '소리 없는 아우성', '찬란한 슬픔'처럼 꾸미는 말과 꾸밈을 받는 말이 날카롭게 맞서는 형용 모순 말이다. 잠에서 막 깨어나 피곤하기 짝이 없는 아침 시간을 두고 '좋은'이라는 긍정적 형용사를 붙이는 것이 대개는 달갑지 않다는 점에서 유머러스한 형용 모순이라 할 만하다. 별로 개운해본 적 없는 아침 기분을 뒤로 하고 챗바퀴 돌 듯 어김없이 맞닥뜨리는 일상을 꾸역꾸역 꾸려 나가려고 싫어도 좋은 척을 해야만 하는 현대 사회인의 이중성을 포착했다면 철학적 의미로는 제법이다.
순응과 안정의 시기를 구가해야 할 중년에 삐딱선을 타는 것 역시 형용 모순일지 모르겠으나 밋밋하고 무난한 표현은 딱 질색이다. 누구 말마따나 동그라미를 네모나게 누르거나 네모를 동그랗게 당기고 싶어 환장한다. 이 나이에 삐딱해지면 오래 전 지나가고도 남았을 질풍노도의 시기가 놀라서 다시 돌아올 판이겠지만 그러고 싶은 걸 어쩌겠는가. 명백하게 모순되고 부조리해 보이는 양립할 수 없는 표현이 결합해 새로운 진실이나 보다 깊은 의미를 드러내는 형용 모순은 분명 매력적이니까. 게다가 본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대신 이면에 도사린 이중성을 간파하려는 노력으로 보자면 형용 모순은 의외로 똑똑해야 한다. 하고 보면 그리스어로 형용 모순을 '옥시모론oxymoron'이라 부르고 그 뜻이 '똑똑한 바보'라지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