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저녁 집에서 도다리세꼬시와 모듬회에다 소주를 곁들여 네 식구 진탕 먹고 마셨다. 모처럼 한가해진 마누라가 봄인데 도다리세꼬시를 안 먹으면 서운하다면서 직접 근처 횟집에서 주문한 것들이었다. 식탁 한가득인 횟감을 두고 식구들 잔을 높이 들었고 건배사는 마누라가 주도했다.
"아빠 드디어 2백만 원!"
매달 25일을 전후해 마누라한테 그달 번 매상 중에 일부(단어 뉘앙스로는 얼마 안 돼 보이지만 거진 다)를 생활비로 송금한다. 개업한 이래 4년이 넘도록 송금액으로 2백만 원을 넘겨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5천 원짜리 요금으로 고군분투했건만 월세, 공과금, 잡비용 따위를 제한 뒤 보내는 송금액은 그놈의 '2'를 넘길 수가 없었다. 큰맘 먹고 올 3월부터 요금을 6천 원으로 인상한 데에는 그 '2'라는 넘사벽을 깨부수고 싶은 욕구가 컸다. 근데 요금 인상 효과가 곧바로 나타났고 그 보상으로 도다리세꼬시를 얻어먹은 듯해 우쭐해졌다.
마누라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매달 들어오는 입금액 앞머리 숫자 '1'이 고정불변인 건 그렇다 쳐도 뒤에 따라오는 숫자마저 들쭉날쭉이면 신새벽부터 고생하는 건 이해하지만 가정경제를 책임져야 할 사람으로서는 앞이 잘 안 보여 무척 답답했을 거이다. 깎새도 그 심정을 십분 이해하지만 여의치 않은 사정에 괜한 무리수를 두면 곧바로 따라올 후과가 또한 불감당이다. 이를테면 어쭙잖은 객기를 부려 뻔한 매상에서 2백만 원을 툭 떼어내 송금했다 치자. 다음달 내야 할 고정비 펑크가 불 보듯 뻔한데 그걸 메우겠다고 빚을 낼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가뜩이나 빚으로 빚을 갚던 악순환 탓에 뒤웅박 신세를 못 면하던 과거지사가 악몽으로 재현되어 새벽잠을 설치기 일쑤인데 말이다.
그런 차원에서 손님이 늘었다기보다 요금 인상이라는 인위적인 처방으로 매상이 는 착시가 일어나긴 했어도 직접 번 내 돈으로 내가 송금한 '내돈내송 2백만 원'은 무척 감개무량하다. 드디어 제대로 된 가장 노릇을 하는 모양새를 갖추나 싶어서. 하지만 정작 문제는 그 다음이다. 요금 인상 후 첫 달은 그 사실을 모르고 온 손님들이다. 한 순배 돈 다음에도 그 손님들이 방문을 이어간다면 안정적인 매상이 기대되어 안심할 수가 있다. 다음달인 4월과 다다음달인 5월에 판가름이 나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