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명

by 김대일

누구나 각자의 방식으로 인생을 가꾼다. 헛짓거리 떨다 창창한 청년기를 꼬라박고 나서야 늦게 철이 든 나는 매일매일을 소소한 글쓰기로 소중하게 여투며 더는 인생을 허비하지 않으려 무진 애를 쓴다. 쉽지는 않지만.

소소하다고 해서 소소할 수 없는 일상이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천편일률적이라 무료하기 짝이 없어 보이는 성싶으나 그 일상에서 펼쳐지는 자잘해서 대수롭잖은 사건들 속엔 미처 간파하지 못한 삶의 충격이 똬리 틀고 앉았을 수 있어서 그것을 진지하면서도 면밀하게 살피지 않는다면 안타깝게도 망각의 늪으로 사라져 버릴 수 있다. 하여 소소하기 짝이 없는 일상을 심상치 않게 관찰하고 진흙 속 진주와도 같은 함의를 끄집어내 기록하는 작업, 즉 글쓰기야말로 내가 나를 연마할 수 있는 유일하면서 특별한 방법인 셈이다.

엘리자베스 길버트라는 작가 말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혹시 그녀가 내 마음속에 들어갔다 나왔음직해 차라리 감동적이다. '인생을 번역하는 방법'이라는 표현이야말로 가리늦게 철이 든 나에게 여생을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지향점인 동시에 누구도 알아주지 않을지언정 꾸역꾸역 글쓰기를 이어가야 하는 이유여서이다. 좌우명으로 깊이 새길 만하다.



글쓰기는 언제나 인생을 번역하는 나만의 특수한 방법이었습니다. 스쳐가는 것으로부터 경험을 찾아내고 그것을 소화시켜 현실로 만드는 나만의 방법이었습니다.

- 엘리자베스 길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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