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면 특히 꼬마손님들이 많이 찾는 편이다. 아무래도 부모 동행하자니 가장 무난한 요일이니까. 꼬마손님들 중에는 단골도 많다. 아기 돼지 삼형제 동화를 닮은 순둥이 삼형제는 엊그제 일요일에 왔었고 아들 머릿결이 고르지 못해 늘 고민인 아빠와는 달리 혼자 느긋하기만 한 녀석도 엊그제 일요일 왔다가 깎새한테 한소리 들었다. 덥수룩해질수록 머리 모양이 더 엉망이 되어도 당최 갈 생각을 안 해 억지로 데려왔다는 아빠 말을 듣고 깎새는 장난스럽게 훈계한다.
- 아저씨 싫어?(깎새 표정을 보니 장난인 줄 눈치 챈 아이가 "아니오"라고 수줍게 대답하자) 근데 왜? 우리 그러지 말자. 아저씨도 먹고 살아야 할 거 아니니?
호빵맨을 닮은 아이 볼이 발그레해지면 옆에서 피식 풍선 바람 빠지는 소리가 들린다. 아이 아빠였다.
깎새도 가끔 스스로 의아해한다. 아이를 썩 좋아라 하지 않는 기질인데다 친절한 편도 아닌데 꼬마손님이 많은 게 꼭 요금이 싸서만은 아닐 테다. "아저씨 어디가 좋아서 여기만 고집하나요?"라고 꼬마손님들한테 일일이 물어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만 영 아니올시다인 깎새 첫인상과는 달리 한번 머리를 맡긴 뒤로는 그렇게 까탈이 심하던 아이가 군소리 한번 안 하고 다음번에도 거길 가자고 먼저 앞장을 서니 신통방통하다는 꼬마 단골 부모 거개의 전언이고 보면 기술도 기술이거니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꼬마손님과 통하는 뭔가가 있어서이지 않을까 하는 뇌피셜만 마구 작동하는 것이다.
근데 어른 백 명한테 듣는 공치사보다 꼬마손님 한 명한테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훨씬 뿌듯하다. <브레드 이발소>라는 유명한 애니매이션이 있다. 아이들 사이에서는 꽤 인기가 있는가 보더라. 어떤 아이 엄마가 그러더라구. 자기 아이가 그 애니메이션에 환장을 한 뒤로는 이발소를 위협적이지 않다고 받아들이던 차에 깎새 점방을 들렀더니 완전 무장해제되어 버렸다고. 그 말을 곡해하자면 깎새를 이발사 브래드와 포개어도 이질감 하나 없이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다는 게 아닐까. 이 타임에서 이발사 브레드는 어떤 캐릭터일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베이커리타운 최고의 이발사이다. 돈만 준다면 뭐든지 하는 성격이다. 화를 잘내고 자아도취에 빠져 가끔씩 자기를 과장해서 말한다. 그리고 혼자서 놀기를 매우 잘한다. 브레드 이발소 계의 기네스북에 365일 동안 혼자 놀기로 기록됐다. 미용횟수는 10000번 넘는 정도이다. 그리고 우승을 1000번씩이나 했다.(건빵 꼬마와 배틀에 이겼을 때 딱 1000회를 우승하였다.) 억만장자일만큼 돈이 엄청나게 무지많다.(위키백과 인용)
돈 많은 거 빼고는 비슷한 편이다. 아이들 눈은 못 속이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