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고열로 병원에 입원한 막내딸은 차도가 안 보였다. 병원과 직장을 오가는 마누라의 얼굴은 갈수록 푸석푸석해졌다.
SNS상에서 대뜸 돈 꿔달라고 댓글을 단 선배는 대학 졸업 이후로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었지만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의 초라함이 서글펐고 불과 얼마 전까지 빚잔치하느라 애면글면하던 내 몰골이 겹쳐지자 감정은 더 너저분해졌다.
별안간 사는 게 힘들다는 허탈감이, 일상이 뻘밭같다는 두려움이, 어지간해서는 이 다라운 기분에서 쉬 헤어나지 못할 것 같은 절망감이, 그러니 누가 됐든 제발 이런 나를 위로해주길 바라는 간절함에 떨 때 노래를 처음 들었다. 멜로디에 홀려 가사를 찾아 읽었고 한 편의 시처럼 나를 어루만져 주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