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사람한테만 마음 전하기

by 김대일

‘감사하다’는 《조선왕조실록》(1434) 등 옛 문헌에서 ‘感謝’나 ‘감샤’의 형태로 활발하게 쓰인 말이다. ‘감사하다’와 ‘고맙다’는 쓰임새나 그 뜻에서 별 차이가 없다. 한데 많은 이들이 ‘감사하다’를 ‘고맙다’보다 격식을 갖춘 말로 인식한다. 해서 공적인 자리에선 ‘고맙다’보다 ‘감사하다’를 더 잘 어울리는 말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반면 ‘고맙다’는 가깝고 허물없는 사적인 자리에서 고마움을 나타낼 때 쓰는 말로 여긴다. 그래서인지 윗사람에게 ‘고맙습니다’ 하면 ‘감사합니다’라고 하는 것보다 예의가 없어 보인다고 느끼는 이가 적잖다. 하지만 ‘고맙다’가 ‘존귀’ ‘공경’을 뜻하는 우리말 ‘고마’에서 온 말임을 이해한다면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

정서적 친근감으로 봐도 한자말 ‘감사하다’보다 ‘고맙다’가 훨씬 정겨움을 더해주는 말이다. ‘감사하다’와 ‘고맙다’는 단어 선택의 문제일 뿐,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는 점에서 한뜻이다.

(<알고 쓰는 말글>, 경향신문)


평일이면 가서 커트 연습을 하는 실무 학원을 겸한 커트점에서 어제 있었던 일이다. 원하는 대로 못 깎는 동료한테 갖은 면박을 다 주던 손님이 나한테 마저 정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군소리 더 나오기 전에 깔끔하게 마무리 짓고 정성스럽게 샴푸까지 해줬더니,

"돈 버는 방법도 가지가지네."

적선하듯 천 원짜리를 몇 장 던지고는 가게문 나서면서 이 따위로 구시렁댔다. 그런 손님 뒤통수에다 대고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라며 문 앞까지 가서 전송한다. 배알이 없는 건지 장사치 물이 점점 드는 건지.

하지만 별일 아니라며 하나씩 둘씩 쌓아두다간 터질 날이 분명 생긴다. 좋은 얘기도 자꾸 들으면 질리는 법인데 정신 건강에도 안 좋은 지청구를 애써 감수할 필요는 없다. 그러니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란 말도 사람 가려가면서 써야 한다. 고맙지도 않은데 고맙긴 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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