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일간지 헤드라인 제목은 <부산 월급쟁이 40%, 서러운 悲정규직>(국제신문, 2021.10.27.)이었다. 부산 임금근로자 가운데 비정규직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역대 처음으로 40%(41.1%)를 넘어섰는데 8대 특별·광역시(세종시 포함) 가운데 가장 높단다. 비정규직 근로자는 512,000명으로 지난해 8월 472,000명보다 4만 명 늘었다. 비정규직 근로자 월평균 임금은 1,769,000원으로 정규직(3,336,000원)보다 1,567,000원이나 낮았다.
직업상담사 자격을 따고 내가 사는 해운대구 일자리센터 직업상담사로 9개월 근무한 게 2019년이었다. 공공근로 일자리로 들어가 3개월마다 갱신하는 식이었다. 구청 청사와 제2청사라는 문화복합센터 외에 지역 내 몇몇 동사무소에 일자리 상담 창구를 만들어 놓고 선발된 인원을 3개월마다 순회하면서 근무시키는 방식이었다. 내가 처음 3개월 간 근무한 곳은 한 동사무소 일자리 창구였다. 해운대구 안에서도 외지고 취약계층이 밀집한 지역이어서 동네 현안에 대응할 공무원이 많이 상주하는 제법 규모가 있는 동사무소 중의 하나였다. 십수 명에 달하는 인원 중 시험을 쳐서 정식으로 들어간 정규직이 대부분이겠지만 거기서 일한 3개월 만에 나는 누가 정규직이고 비정규직인지 쉽게 구별하는 안목이 생긴다. 그것들을 모아서 정리한 적도 있다.
1.
"왜 이렇게 일찍 다니세요? 돈 더 주는 것도 아닌데."
- 집에 한 시간 반 걸리는 거리에 버스 한 대 놓치면 이십 분 연착은 기본이고 복작대는 버스 타는 게 싫어서 좀 일찍 나오는 편입니다만.
- 새벽잠 없어진 지 좀 됐습니다. 빈둥거리다 허둥대느니 널널하게 채비하는 게 습관이 됐는데, 혹시 문제라도 있습니까?
- 좀 일찍 나와서 오늘 할 일 미리 뒤적거리면 능률도 올라가고 나쁠 거 없잖아요?
- 꼭 돈으로 환산해야 직성이 풀립니까? 당신은 주민의 공복公僕으로 동사무소에서 근무하는 거 아닙니까? 구태여 복지부동을 노골적으로 드러낼 필요는 없잖아요? 허울뿐일지언정 사명감 담긴 발언의 생활화를 부탁드릴께요.
당돌하지만 썩 바람직하지 않은 질문을 느닷없이 받은 적이 있었다. 나이는 나보다 어리고 툭툭 내뱉는 품이 야살스러운 여자 공무원이었다. 나는 말없이 웃고 넘겼다. 대신 속으로만 속으로만 주워섬겼다. 9개월짜리 비정규직인데 뭔 놈의 눈치를 그리 봤을까. 씨언하게 함 들이받을걸.
2.
내가 일하는 동사무소에서 공무원인지 기간제인지 구분하는 방법.
9 to 6 얄짤없으면 기간제, 이왕이면 오전 7시 59분까지 출근하거나 오후 6시 이후에도 밍기적거리면 공무원.
내가 일하는 동사무소에서 업무시간 중임에도
한편에서 요란하게 누가 웃으면 맞장구치면서 따라들 웃는 이들은 다 공무원, 바빠서 못 듣는 척하면 기간제.
비슷한 얘긴데, 동사무소에서 업무시간 중임에도 담소를 즐기러 사무실을 종횡무진하면 공무원이고 화장실, 점심 식사 때 말고는 엔간해선 퇴근 때까지 자리 고수하면 기간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