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처럼 나도 연애 편지 속 감춰진 말들을 읽어내기 위한 쿵푸를 도야하기 위해 국문학과를 지원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순탄하게 바라는 대학엘 들어간 걸로 내 할 일은 끝났다고 여긴 나는 4년 세월을 고스란히 탕진했다. 만약 입학이 새로운 시작임을 깨닫고 더 진화된 로맨티스트가 되기 위해 매진했다면 나라고 근사한 인사가 되지 말란 법 없다. 이를테면 이 시를 지은 시인의 프로필을 닮은 시인이, 영화감독이 됐을지 모르는 일이다. 하여튼 기회 닿을 때 사람은 꼭 공부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