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부터 근 6개월 동안 이용 실무를 익히던 곳의 원장, 실장과 토요일 저녁 통닭과 먹태를 안주 삼아 한 잔 거하게 걸쳤다. 주말에 가는 알바 말고는 평일 내내 거기 죽치고 있으면서 요금을 내고 머리를 깎으려는 정식 손님을 상대로 커트 기술을 숙련시키는 데 애를 많이 썼다. 물론 적지 않은 입회비를 지불하고 들어가긴 했지만 그만한 값어치를 충분히 했다. 가발 연습이나 무료이발로는 쉬 감 잡기가 어려운 실전 감각을 예방주사 맞듯 선제적으로 접할 수 있었던 점은 장사가 임박한 나로서는 값진 경험이 아닐 수 없다. 그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었고 돌아오는 주 짐 싸서 떠나기 전 회포를 풀기에는 토요일 저녁이 알맞을 성싶어 자리를 마련했던 것이다. 회자정리는 늘 섭섭하고 울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별이 더 나은 만남을 위한 성장통쯤으로 받아들인다면 우리가 나누는 이별주가 썩 쓰지만은 않으리라 믿는다.
동종업계의 선생이자 선배이며 동료이기도 한 그들에게 호모 파베르이기보다 호모 루덴스로의 지향이 내 장삿속임을 밝혔다. 잇속에만 몰두하는 교활한 모리배가 되기보다는 일과 놀이가 같을 수 있다는 걸 유감없이 보여주는 장사꾼이 되고 싶다는 포부. 아직 장사 무서운 줄 모르는 하룻강아지라느니 들어오는 손님 하나 없어 휑하기만 한 가게를 두고도 그런 소리가 나올 것 같냐는 핀잔이 그들 입에서 쏟아져 나온다. 예상했던 반응이고 그들의 진심어린 충고가 더없이 고맙긴 했다. 허나 그들 못지않게 산전 수전 공중전을 겪어왔던 나로서는 재미 붙은 장사가 오래가는 법이고 돈을 많이 벌어 느끼는 재미 이전에 마치 놀이를 하듯 일을 즐기는 재미가 최우선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이런 지론을 견고하게 축성하기까지는 나보다 먼저 이용의 길을 걸어왔던 선배들을 귀감으로 삼아 연마한 덕분이다.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란 말, 세 사람 중의 하나라기보다 같이 길을 가는, 즉 방향성이 같아야 반드시 내 스승이 거기 있음이라고 나는 해석한다. 나보다 먼저 이 길에 들어선 많은 선배들을 통해 나는 내 직업에 대한 보다 넓고 깊은 안목을 길러 왔다고 자부한다. 하여 엊그제 주말 저녁 통닭과 먹태를 안주 삼아 소주잔을 기울일 적마다 그들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을 보내고 또 보냈다. 당신들 덕분에 개업이 초읽기다.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