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시사時事 중 가장 충격적이면서 두려운 건 '꿀벌 실종'이다. 농촌진흥청 조사 결과 올 1~2월 전국에서 77억 마리 이상의 벌꿀이 폐사했다고 한다. 전국 9개 도 대부분에서 피해가 발생했고, 전남, 경남, 제주 등 남부 지역 피해가 상대적으로 컸고 북쪽으로 확산 중이란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 100대 작물 중 71%가 꿀벌을 매개로 수분受粉(수술의 꽃가루가 암술머리에 옮겨 붙는 일)한다. 꿀벌이 채밀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면 지구 생태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꿀벌이 사라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꿀벌응애(기생충), 등검은말벌 따위 해충의 증가가 그 중 하나다. 직접적인 이유일 수는 있겠지만 결정적이지는 않은 성싶다. 해충은 과거에도 넘쳐났지만 지금처럼 절멸을 걱정할 만큼 위협적이지 않았다. 그보다 이상기후가 더 근본적인 요인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지난 해 9~10월 발생한 저온현상으로 꿀벌의 발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고, 11~12월에 이어진 고온으로 밀원수(꿀벌에게 먹이를 제공하는 나무)의 꽃이 이른 시기에 피면서 꿀벌이 크게 줄어든 것"이라는 농식품부 관계자의 분석은 의심을 확신으로 바뀌게 만들었다. 게다가 그 밀원수 자체가 점차 줄어듦으로써 꿀벌 생존을 더욱 위협한다고 하니 제아무리 영리한 꿀벌이라도 척박해진 환경에서 버틸 재간이 없었을 게 분명하다.
2008년 환경 단체 '어스 워치Earth Watch'는 지구에서 절대로 사라지면 안 될 다섯 가지 생물 중 가장 1등으로 꿀벌을 뽑았다. 꿀벌이 없으면 인류의 식량도 사라지기에 대체 불가능한 종으로 꼽힌 것이다.(<여적-꿀벌 실종>, 경향신문, 2022.03.21.에서 인용)
연장선상에서 더 무시무시한 발언이 있다. 아인슈타인의 경고다.
- 꿀벌이 멸종하면 인류도 4년 안에 사라진다.
77억 마리 폐사가 멸종의 서막이라면 우리의 운명도 촌각을 다툴 만큼 심각한 셈이다. 이러니 내가 오금이 안 저리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