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사진

by 김대일

2018년 10월 6일 오전 10시에 경남 통영시로 상륙한 제25호 태풍 콩레이는 빠른 속도로 북동~북북동진하며 한반도를 관통한 뒤 동해로 진출했고, 10월 7일 오전 3시 일본 삿포로 남서쪽 부근 해상에서 온대 저기압으로 변질됐다.

오전까지 강풍과 폭우로 해운대 일대는 두려움의 도가니였다가 정오를 지나면서부터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갑자기 맑아졌다. 그 삽상한 기분에 취해 가족들과 앞마당이나 다름없는 청사포靑砂浦로 산책을 나갔다가 등대를 삼킬 듯한 너울에 그만 오금이 저려 방파제 앞에 대기하고 있던 마을버스에 얼른 올라 타서는 도망쳤다. 아직 씩씩거리는 태풍의 뒤끝을 업신여기다 큰 코 다칠 뻔했다. 경이와 공포가 한데 뒤섞인 감정으로 한 컷 찍었는데 내가 봐도 그럴싸하다. 날도 무더운데 시원한 기분이나 내라고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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