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노티 세아우톤(네 꼬라지를 알아라)

by 김대일

5월을 마감하면서 근거없는 자신감이 생겼더랬다. 3/19 개점 이후 손님은 꾸준하게 늘어가는 중이고 대놓고 떠벌리기에 부끄러운 수준이긴 하나 매상 또한 우상향 기조를 유지해서이다. 장사가 타이밍이라면 이발 성수기라고 할 하절기로 접어드는 6월부터는 탄력이 더 붙을 거라 내심 기대했다. 그러니 지난달보다 갑절로 매상이 오르지 말란 법 없다.

지방선거 투표날이자 휴무날인 6월 첫날, 손님들이 제법 몰리길래 예상대로 판이 돌아가는가부다 그만 착각에 빠지고 말았다. 거기에 며칠 뒤면 현충일이 낀 사흘 연휴니 여세를 몰아 첫 주 매상으로 월세, 고정비까지 다 충당하겠노라 김칫국을 과하게 퍼마셨더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저 그랬다. 연휴 사흘 동안 매상은 다른 평일 수준에 겨우 턱걸이했다. 우중충한 날이 내리 이어지더니 숫제 일요일엔 장맛비마냥 하루 죙일 비만 내리는 불순한 날씨를 감안하면 그 정도도 감지덕지다. 첫 끗발이 개 끗발이라더니 첫날 매상고에 우쭐해졌던 마음을 다잡아서 좋긴 한데 장사가 내 맘 같지 않다는 사실이 새삼 뼈를 때린다. 한마디로 '그노티 세아우톤', 즉 '네 꼬라지 좀 제발 알아라'는 준엄한 각성이었다. 달수로는 넉 달째지만 따지고 보면 개업한 지 겨우 석 달이 채 안 된 신출내기가 십 년 해먹은 장사치인 양 구는 건 가당치도 않다. 지금은 이문을 챙길 게 아니라 밑천을 깔아야 할 때인데 얄팍한 성과에 취해 물색없이 경거망동하는 꼴이 같잖다.

확률 높은 예상을 하자면 최소한 일 년이 넘는 통계치가 쌓여야지 될까 말까라고 부친은 달래셨다. 내가 매일 장부를 정리하면서 카톡으로 보내는 그날그날의 현황을 부친도 차곡차곡 정리하시는가 보더라. 아마 내 점방 상권을 보다 면밀하게 분석하기 위해서인 듯싶다. 업력 육십 년의 노하우가 어디 가겠는가. 요새 적잖이 힘이 빠진 나를 의식해서인지 다독이듯 한 마디 건네신다.

"어중잽이가 신규로 점방 차려서 이 정도로 끌어올린 것만도 대단한 거다. 그럭저럭 순항하고 있으니 너무 조급해 마라."

그 말씀만 철석같이 믿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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