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일요일(54)

by 김대일

​파문

권혁웅

오래 전 사람의 소식이 궁금하다면

어느 좁은 집 처마 아래서 비를 그어보라, 파문

부재와 부재 사이에서 당신 발목 아래 피어나는

작은 동그라미를 바라보라

당신이 걸어온 동그란 행복 안에서

당신은 늘 오른쪽 아니면 왼쪽이 젖었을 것인데

그 사람은 당신과 늘 반대편 세상이 젖었을 것인데

이제 빗살이 당신과 그 사람 사이에

어떤 간격을 만들어 놓았는지 궁금하다면

어느 집 처마 아래 서보라

동그라미와 동그라미 사이에 촘촘히 꽂히는

저 부재에 주파수를 맞춰 보라

그러면 당신은 오래된 라디오처럼 잡음이 많은

그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파문​

(입시에도 등장했던 시여서인지 국어선생들의 해석들이 즐비하다. 꿈보다 해몽이랬던가. 그 중에는 시보다 더 서정적인 해설글도 보인다. 글로는 미진했는지 그림까지 덧붙이는 정성이 갸륵할 지경이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교정을 한 우산 아래 둘이서 걸어가던 오래된 옛날을 기억하게 하는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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