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2'

by 김대일

'수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을 받은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가 "혼자보다 함께 공부해야 멀리, 깊이 갈 수 있다"라고 말한 모양인데 그 말에 부합하는 아주 적절한 비유를 일본 소설에서 찾아 옮긴 칼럼이 무척 인상적이다.

그렇게 나는 오랫동안 수학과 숫자를 오해해왔다. 오가와 요코가 쓴 소설 <박사가 사랑한 수식>을 읽기 전까지 말이다.

(…)

사람과 사람을 갈라 구분하기 위해 쓰였던 숫자는 사실 이렇게 서로를 연결해주는 은밀한 이야기를 품고 있었다. 단지 우리가 몰랐을 뿐이다. 숫자는 돈을 셀 때나 사람을 줄 세울 때만 쓰기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존재였던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숫자 '2'에 대한 설명이었다. 교수는 가사도우미의 어린 아들에게 1에서 100 사이의 소수를 써보라고 한다. 2, 3, 5, 7, 11, 13, 17, 19, …, 97. "그래, 어떻게 생각하니?" 교수가 묻자 아이가 대답한다.

"다들 제멋대로예요. 그리고 2만 짝수고요."

"그렇지. 소수 중에서 짝수는 2, 딱 하나뿐이다. 소수번호의 1번 타자, 리드오프맨은 혼자 선두에 서서 무한한 소수를 이끌고 있는 것이란다."

"외롭지 않을까요?"

"아니 걱정할 것 없다. 외로워지면 잠시 소수의 세계를 떠나 짝수의 세계에 가면 친구들이 얼마든지 있으니까."

'1'이 되지 못한 '2'는 우리 사회에서 늘 애석한 숫자에 불과했지만, 수학의 세계에서 바라본 '2'는 이토록 멋진 숫자였다. 모든 인간이 개별적으로 아름답듯이 모든 숫자도 저마다 아름답다.

(…)

수학이 그렇듯이 우리가 사는 사회도 숫자 '2'에게 짝수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모두 함께 더 멀리, 깊이 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정유진 경향신문 국제에디터, <정유진의 사이시옷-소수 '2'에게 짝수가 되어주는 수학의 세계>, 경향신문, 2022.07.14.에서)

'2'라는 숫자에서​ 연대를 떠올리는 건 시사적이면서 희망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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