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저녁

by 김대일

월요일 점방을 마감했다 하면 온밤을 불사르고도 남을 만치 유독 감질이 나지만 마음뿐이다. 어김없이 월요병이 도진 이들이 무기력해진 심신으로 주초부터 그럴싸한 이벤트를 새삼 궁리할 리 없고, 월요일 늦은 저녁부터 작당하기란 심정적으로야 동조할 지 모르겠으나 너는 다음날이 휴무지만 나는 출근이라는 현실적인 제약 탓에 피차가 부담스러운 그야말로 희망사항일 뿐이다.

개업하고 딱 한 번 뭇사람과 월요일 저녁을 도란도란 즐긴 적이 있었다. 개업한 지 한 달이 채 안 되었을 때다. 변 형이 커트와 염색을 마치고 가게문을 나선 게 오후 5시쯤이었다. 나가면서 무심한 척 점방 문 몇 시에 닫냐고 묻기에 7시 30분이랬더니 알았다고만 해 의례적인 작별 인사인 줄로만 여겼다. 시침이 막 7시를 가리킬 무렵 변 형한테서 지인 두 명이랑 근처에서 저녁 먹고 있으니 점방 문 닫으면 와서 한 숟가락 뜨고 가라는 연락이 왔다. 변 형의 지인이 나도 아는 사람은 아니랬지만 합석해도 된다는 양해를 구했다며 부담을 덜어줬다. 그렇게 갈비살 파는 데서 고기 구워 먹으며 월요일 저녁 한때를 느긋하게 즐겼었다.

점방 아니면 집인 단조로운 라이프사이클이 지겹지는 않다. 설령 지겹다손 내팽개칠 처지도 아니다. 업을 접지 않는 한 집- 점방-집-점방을 전전하는 다람쥐 쳇바퀴같은 일상에서 벗어나기 힘들 테고 행여나 원 궤도에서 벗어난다면 사달이 나서일 게 틀림없으니 전혀 유익하지 않겠다. 그럼에도 소소한 바람이라면, 그걸 일탈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하지만, 설령 안 그러던 놈이 안 하던 짓을 한다는 지청구를 감수하더라도 일주일 중 가장 홀가분하고 느긋한 월요일 저녁만은 파격적인 그 무엇에 홀려 마냥 즐기고 싶다. 그 무엇이 무언지는 딱히 규정지을 수는 없지만 아무튼 월요일 저녁이 코 앞이면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 듯 괜히 설렌다. 외손뼉이 소리 날 리 없듯 맞장구 쳐 줄 사람이 필요한데 구색 맞는 이가 선뜻 떠오르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라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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