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일요일(59)

by 김대일

없다

이선관


​번개시장에는 번개가 없고,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고,

국화빵에는 국화가 없고,

정치판에는 정치가 없네.​

(이선관은 1942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1971년 <씨알의 소리> 10호에 시 '애국자'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펴낸 시집으로는 <기형의 노래> <인간선언> <독수대> <보통시민> <나는 시인인가> <살이 살과 닿는다는 것은> <창동 허새비의 꿈> <지구촌에 주인은 없다> <우리는 오늘 그대 곁으로 간다> <배추 흰나비를 보았습니다> <지금 우리들의 손에는> <어머니> 등 12권이 있다. ​2005년 12월 14일 간경화로 세상을 떠났다.

고故 김종철 녹색평론 편집인은 시인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선관은 아직 세상에 별로 알려져 있지 않은 시인이다. 그러나 그의 시를 찬찬히 읽어본 사람이라면, 전혀 시적이라고 할 수 없는 투박한 언어를 통해서 뜻밖의 정신적 고양 혹은 개안을 경험하는 순간이 허다하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정말 좋은 시, 좋은 문학이란 치졸한 자기현시나 감상적인 말의 잔치가 아니라 근원적으로 소박하고 단순한 마음에서 우러나온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이 시인은 평생 뇌성마비를 앓았다는 사실, 극빈 속에서 홀로 자식을 키우며 실로 고달픈 나날을 지냈다는 사실, 평생 출생지를 벗어나본 적 없이 '협소한' 생을 보냈다는 사실 등등을 알면 그의 시와 삶에 대해 경탄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김종철, 『발언 Ⅱ』, 녹색평론사, 29쪽 에서)

그를 알아가면서 정말로 나는 경탄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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