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4일 올린 글은 깎은 머리를 살짝만 고르려고 며칠 뒤 다시 찾은 단골 손님에 관한 삽화였다. 깎은 지 얼마 안 된데다 단골 손님이라 머리 골라주고 요금을 받을지 말지 몹시 고민하던 나는 마수걸이라는 명분으로 원래 요금의 반값을 기어이 받고 만다. 그러고는 괜히 받았다고 후회를 했다.
그 단골 손님이 지난 일요일 점방에 머리 깎으러 들렀다. 나는 그 당시를 상기시키면서 그 날의 첫 손님이고 해서 요금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늦었지만 양해를 구했다. 손님은 내 입장이 되어 보면 자기도 그리 했을 거라면서 괘념치 말라며 쿨하게 받아 넘겼다. 공교롭게도 지난 일요일도 그 손님이 마수걸이였다.
점방을 차리고부터 일진이라는 것에 신경이 되우 쓰인다. 특히 점방 문을 열고 한두 시간 사이에 벌어지는 어떤 낌새로 장사의 향방을 미루어 짐작하는 행상머리가 영판 미신 떠받드는 꼴이다. 실은 점방 문 앞에 개똥이 너저분하게 널려 있다고 해서, 마수걸이 손님인 줄 알고 반갑게 맞았는데 한 푼 달라는 동냥을 청한다고 해서 그날 올 손님이 동티가 나 발길을 돌릴 리가 없는데도 말이다. 통계를 맹신하지는 않지만 지난 5개월 간의 매출 추이를 살피다 보면 한 달 중 어느 때 손님이 몰리고 한산한지 대충 감이 온다. 그러니 하루 운세를 운운하며 요행을 바라는 자체가 어리석기 짝이 없는 꼴값일 뿐이다. 허나 상고배 마음은 그게 아니더라. 아침에 본 개똥에도 재수나 욕구를 투영해야 할 만치 장사꾼의 행보는 애달프리만치 필사적이고 그래서 참 고달프다. 오죽하면 장사꾼 똥은 개도 안 먹는다는 소리까지 나돌까.
볼일 보고 뒤 안 닦은 양 뒷근심으로 찝찝했는데 일요일 마수걸이 손님과 화기애애하게 매조지한 덕분인지 그날 매상은 나쁘지 않았다. 첫 단추를 잘 끼워서 그렇다고 퇴근길에 혼자 우쭐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