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소스페소

by 김대일

유럽 최초로 카페가 탄생한 곳은 이탈리아 베네치아다. 1720년 12월 19일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에 지금도 성업 중인 카페 플로리안이 그 곳이다. 카페 플로리안에 이름 대면 알 만한 유명인사들이 자주 방문했다. 괴테, 바이런, 마르셀 프루스트, 찰스 디킨스 등등. 희대의 호색한 자코모 카사노바가 뭇여성들에게 작업을 걸던 곳이기도 하단다.

유럽 최초의 카페가 말해주듯 이탈리아의 커피 전통은 유구하고 이탈리아인들의 커피 사랑은 대단하다. 그러한 배경에서 생겨난 나폴리의 소중한 커피 문화가 카페 소스페소(Cafe Sospeso)다.

나폴리에서는 공짜로 커피를 주는 카페가 있다. 거리의 노숙인이나 부랑인들은 새벽에 커피 한 잔을 공짜로 마실 수 있다. 공짜 커피를 제공하는 카페 입구에는 '카페 소스페소(Cafe Sospeso)'라고 쓰여 있다. 직역하면 '유예된 커피', 설명을 붙이면 '모든 이들을 위한 커피'다.

(…)

카페 소스페소는 누가 제공하는가. 카페 주인이 노숙인들을 위해 자선을 베푼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니다. 고객들이다. 커피를 주문하는 고객이 한 잔을 주문하면서 두 잔 값을 낸다. 작지만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이다. 누가 마실지 모른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도 누가 제공하는지 모른다. 바리스타가 기록해 두었다가 부랑인이나 노숙인이 오면 기부한 만큼 커피를 내주는 것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카페 소스페소>에서는 이를 '공동체의 연대'라고 말했다. 공동체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간 연대와 협력이 필요하다. 나폴리에서는 커피가 기호품을 넘어 공동체의식을 다지는 매개체다 되는 것이다.(박종성 논설위원, <카페 소스페소>, 경향신문, 2022.08.24.)

매력적이다. 받는 사람은 누가 커피를 남겼는지 모르고 남기는 사람은 누가 받을지 모른다. 내가 보기에 진정한 연대와 협력이다.

(이 다큐멘터리를 어디서 볼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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