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대목 앞두고 불청객 때문에 노심초사하는 나다. 주변에 발생한 작은 태풍까지 삼켜 몸집을 키웠다는 초대형 태풍(제11호 힌남노)은 아파트 건물도 휘청거릴 정도였던 2003년 태풍 매미와 견줘 결코 뒤지지 않을 위력을 보유했다는데 예보가 적중한다면 이달 6일에서 8일 사이 대한해협을 지나간다. 그리 되면 대목 장사는 볼 장 다 본 셈이다. 장사 걱정은 둘째치고 하꼬방만 한 점방 위태롭지나 않을까 염려부터 앞선다. 점방 외벽에 부착한 천막서껀 사인볼(회전간판)이 70m/s를 넘나드는 순간풍속에 견딜 만큼 견고해 뵈지 않기 때문이겠다.
장사치가 되고서부터 장사에 걸리적거린다 싶으면 그게 아무리 하찮은 거여도 목구멍에 가시가 걸린 것마냥 좌불안석이 되고 만다. 유비무환의 일상화라고 좋은 말 암만 억지로 갖다 붙인들 쪼잔해진 게 사실이다. 태풍에 손님이 안 들면 다음달 월세는 어찌 메울 거며 행여 사인볼, 천막이 강풍에 날아가 버리면 원상복구할 걱정을 하늘이 무너지면 어디로 피해야 할지 불안해 침식까지 잊었다는 중국 기나라 사람 꼴이다.
집에서 저녁 먹다가 "태풍 오면 대목 장사는 글러 먹었다." 푸념을 늘어놓으니 마누라 대뜸 "언제부터 장사 걱정을 했다고." 대거리질이다. 오는 태풍 오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날 궂어 안 오는 손님을 무슨 수로 끌고 오겠는가. 그저 팔자 소관이려니 마음 편히 여기면 그만인데 걱정한다고 달라질 건 뭔가. 장사한 지 이제 고작 대여섯 달 됐을 뿐인데 세상 고민은 혼자 다 짊어진 것모양 안절부절못하는 게 어울리기나 한가. 비꼬는 게 역력해 영 탐탁지가 않지만 틀린 말도 아니어서 이내 말문을 닫고 만다. 맞는 말이긴 한데, 월말이 다가올 즈음이면 "이번 달은 좀 어때?"하고 왜 물어보는 거지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