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앞이라 이번 주 휴무날은 쉬지 않고 일 할 예정이다. 대신 추석 당일과 그 다음날 이틀을 쉴까 한다. 대목 특수를 노리는 사전 포석이지만 쉬는 날 안 쉬는 건 생체 리듬에도 심리적으로도 썩 바람직스럽진 않다. 게다가 반갑잖은 불청객인 태풍 상륙이 초읽기라 대목 기대감은커녕 불안만 증폭되어 피로감만 자심하다. 화요일인 내일은 어쩌면 점방 통유리 너머로 손님을 기다리는 대신 강풍에 떨어지고 날아가는 것들을 구경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내 점방에서 떨어지고 날아가는 것들을 수습하느라 여념이 없을지도 모르고.
'골목시장'이란 이름이 붙여진 재래시장 입구와 내 점방 사이 거리는 불과 100m 안팎이다. 이 점방을 낙점한 여러 이유 중의 하나는 '재래시장과 가까워 유동인구가 많고 접근성도 용이하다'는 거였다. 헌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시장 부근만 인파로 우글거리지 내 점방 쪽으로 발길을 옮기는 이는 드물었다. 하긴 시장을 낀 유흥 번화가가 내 점방에서 한 블럭 아래에 조성되어 있으니 놀고 먹자면 거기로 갈 일이지 구태여 상대적으로 외지고 오르막인 데까지 행차할 리 만무하다. 하여 입지를 이용해 매출 올릴 기대는 개업하고 얼마 안 지나 깔끔하게 접었다. 대신 지나 가다가 우연히 들렀는데 와 보니 가성비가 좋아 계속 찾는 손님으로 점방을 채우겠다 마음 고쳐 먹었다. 물론 손님들에게 내 기술이 먹힌다는 전제가 깔려야겠지만.
혼자만 몸과 마음이 바쁜 요즘, 유난히 휑한 점방 앞 거리를 내다볼 적마다 오만가지 생각이 꼬리를 문다. 보통사람들의 팍팍해진 살림살이는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고 여름 내내 데워진 해수면 때문에 여름보다 더 많이 생기고 더 가공하다는 가을 태풍 앞에서 모름지기 바빠야 제격이라는 명절 대목은 호랑이 담배 피던 옛날 이야기로 치부된 지 오래다. 하여 통유리 너머 휑한 이 거리가 특수에 기댄 반짝 성황이 얼마나 헛된 바람인지, 차라리 우직하게 늘 하던 대로 살다 보면 언제고 길은 보일 거라고 으르는 듯 달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