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일요일(69)

by 김대일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 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광안리 앞바다에 뜬 보름달을 본 적 있나. 언제 적인지 기억마저 가물가물한데 아는 재즈바가 있다는 용이를 따라 광안리 바닷가까지 행차했다가 광안리 해변과 광안대교, 보름달을 한 컷에 담는 행운을 누린 적이 있었다. 그 행운에 취해 남긴 글 일부를 오늘 시의 감상평으로 남긴다.

​ 공연은 밤 10시부터이고 30분 일찍 우리는 자리를 잡았다. 무대 위에는 콰르텟으로 구성된 연주자들이 악기 조율에 한창이고 초저녁부터 전작이 과했던 사내 둘은 연주까지 기다려야 할 30분이 여간 지루한 게 아니어서 취기도 가실 겸 가게 밖으로 나가 잠깐 배회하기로 했다.

가게를 나오자 곧장 펼쳐진 광안리 바다는 이 재즈바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지정학적 혜택이다. 바다를 전경으로 두고 펼치는 재즈 연주를 한번이라도 들어본 적이 있을까. 바다가 던져주는 낭만 부스러기만 받아먹어도 배가 부를 지경인데 거기에 재즈라니! 건물 주인이 바다 프리미엄을 얹어 월세를 더 받겠다고 난리를 쳐도 딱히 반박할 수가 없겠다.

가을 바다를 싸고도는 밤공기는 냉기를 머금었으되 더할 나위 없이 삽상했다. 가게 앞 이차선 도로를 거침없이 무단횡단한 우리는 관광객들로 붐비는 인도에 주저앉아 멍하니 바다를 응시한다. 딴엔 무드란 걸 잡아볼까 했지만 유통 기한이 지나도 한참 지난 첫사랑 얘기나 실없이 궁시렁댔는지 모른다. 불타는 금요일 밤과 더불어 장렬하게 산화하기로 작정했는지 광안대교는 광적인 조명을 내뿜지만 그 다리 위 밤하늘에 떠있는 보름달은 그러거나 말거나 무심하기만 하다. 그 광경이 그럴싸해 앵글이 뭔지 구도가 뭔지도 모르면서 한 컷 찍었다.(이하 글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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