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나가서 일하고 아빠가 아이를 양육하는 가족을 일전에 얘기한 적이 있었다.(<라떼 파파>, 2022.09.30.) 지난 주말 거기에 등장하는 아이가 머리를 깎았고 아빠는 어제 아침에 아이를 유치원에 등원시키고 나서 점방에 들러 머리를 깎았다. 제가 깎을 때 아빠가 뒤에서 지켜보는 건 몰라도 아빠 대기의자에 앉아 아빠 머리 깎을 때까지 기다리는 건 경기를 일으킬 듯이 싫어하는 아이라 부자가 같은 날 머리 깎는 건 힘들다.
아이를 화제로 삼아 두런두런 얘기를 주고 받던 차에 아이아빠가 내 점방을 선택한 건 순전히 아이의 결정이었다고 생색을 냈다. 참 듣기 좋은 소리긴 한데 무슨 연유인지 더 들어나 보자며 다음 말에 귀를 쫑긋 세웠다. 아이 머리를 깎으러 동네 안 가 본 이발소, 미장원이 없었다고 한다. 왜냐니깐 들르는 곳마다 아이가 여기는 깎아 놓은 스타일이 영 마음에 안 든다는 둥 저기는 미장원 아줌마 얼굴이 화난 듯 무서워서 다시는 안 가겠다는 둥 까탈을 부렸다나. 아이의 의사를 존중하는 뜻에서 아이 맘에 드는 데를 찾을 때까지 한 달의 한 번씩 수고를 아끼지 않던 차에 내 점방을 알게 되었는데 깎고 난 뒤 의외로 군소리를 안 하더란다. 이후로 머리 깎을 때가 됐다 싶으면 아이가 먼저 내 점방으로 앞장을 서니 이발소 찾아 삼만리는 면해 다행이면서도 신통방통했단다. 일당백이라잖나. 아이한테 인정받은 게 어른 백 명한테 듣는 공치사보다 훨씬 낫더라.
한편 아이아빠는 요즘 그 또래 아이들한테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는 애니메이션 중에 <브레드 이발소>라고 있는데 그걸 보면서 아이가 이발소에 대한 이미지가 전과는 달리 순하게 받아들인 게 내 점방을 택하게 된 계기가 아닌가 짐작해 본다고 덧붙였다. 다 깎은 아이아빠가 점방 문을 나서자마자 인터넷부터 뒤져 봤다. 천재 이발사 브레드와 그 이발소 직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시트콤 작품이라는 소개가 따라나왔다. 에피소드를 보지 않아 무엇이 아이들을 브라운관 앞에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드는지 알 길이 없다. 다만, 아이아빠 말마따나 애니메이션을 보고서 공교롭게도 내 점방을 마음에 들어했다 치면 이발사 브레드와 나를 포개어 여기는 데 아이가 전혀 이질감을 못 느낀다는 말과도 통한다. 그렇다면 브레드가 나고 내가 곧 브레드인 셈이다.
브레드 캐릭터를 이렇게 소개했다.
베이커리타운 최고의 이발사이다. 돈만 준다면 뭐든지 하는 성격이다. 화를 잘내고 자아도취에 빠져 가끔씩 자기를 과장해서 말한다. 그리고 혼자서 놀기를 매우 잘한다. 브레드 이발소 계의 기네스북에 365일 동안 혼자 놀기로 기록됐다. 미용횟수는 10000번 넘는 정도이다. 그리고 우승을 1000번씩이나 했다.(건빵 꼬마와 배틀에 이겼을 때 딱 1000회를 우승하였다.) 억만장자일만큼 돈이 엄청나게 무지많다.(위키백과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