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는 도시락을 싸다니다가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는(어떨 때는 이틀 내내) 우리 아파트 맞은편 상가 1층 <달인김밥>에서 부가세 포함 1줄에 2,200원 하는 김밥 3줄을 사서 끼니를 때운다. 오전 6시20분 즈음, 평소 <달인김밥>은 점방 불만 켜놓고 영업은 개시하지 않지만 주말에는 신새벽부터 김밥 찾는 손님이 많은지 평소보다 일찍 점방 문을 열어서 내 출근시간과 딱 맞는다. 값 저렴하고 입맛에도 맞아 주말에는 거의 습관적으로 들르게 됐다.
주말에 김밥을 사 먹는 데는 나름의 염원이 있어서다. 도시락은 식은 밥을 데우고 국거리라도 싸올라치면 그것까지 데워야 하는 번잡함이 있다. 손님이 드문드문 드는 평일에는 그런 번거로움을 그럭저럭 감수하겠지만 김밥은 젓가락만 들고 오다가다 하나씩 집어 먹으면서 한 끼 때울 수 있는 간편식이다. 주말만이라도 북적북적 대는 손님 치르느라 김밥으로 요기를 면하는 성황을 누렸으면 하는 바램으로 토요일 아니면 일요일, 어떨 때는 이틀 연짱으로 김밥을 사 먹는다. 시인이 내린 김밥에 대한 정의 중에서 '서서 먹을 수 있'고 '천국 대신 집 한 채가 간절한 사람들이 먹는' 김밥에는 선뜻 공감하지만 '김빠진 인생'이 안 되려고 김밥을 먹기에 그 정의는 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