띄어쓰기

by 김대일

문제: 너나안본지두달돼감

위 구절을 알맞게 띄어쓰기 하시오.

띄어쓰기가 어렵다고 느끼는 까닭은 띄어쓰기 규정에 이미 드러나 있다. 띄어쓰기 규정 제1장 제2항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고 되어 있는데 '원칙으로 한다'는 '예외가 있다'는 뜻이고 그 예외란 게 너무 많고 종잡을 수 없기 때문에 띄어쓰기가 어렵다.

한두 가지 예를 들어 보자. 먼저, 의존명사의 띄어쓰기다. 규정 제42항은 '의존명사는 띄어 쓴다'라고 되어 있다. '내 것', '~할 것이다'처럼 띄어 쓰면 되지만 지시대명사 '이', '저'가 붙어 '이것', '저것'은 붙여 쓴다. '요것'도 마찬가지. 왜 붙여 쓰는지 궁금하면 각자 알아서 찾아 보시라.

조사 사용도 알쏭달쏭하다. '전세가 불리해지면 노인과 어린이들 마저 전쟁에 동원된다', '문맹률이 높은 나라에선 많은 사람들이 편지는 커녕 자신의 이름 조차 쓰지 못한다'에서 '마저', '커녕', '조차'는 모두 조사라서 지 혼자서 자립할 수 없음에도 띄어 쓰는 일이 잦다. 왠지 띄어 써야 할 것 같은 착각이 이는 조사라서 그렇다.

각 단어는 띄어 쓰는 대전제 아래 조사는 붙이고 의존명사는 띄어 쓴다는 규정만 잘 지켜도 웬만한 띄어쓰기 문제는 해결된다고는 하지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조사인 것도 같고 의존명사인 것도 같아서 띄어쓰기가 당최 가늠할 수 없었던 경험이 적잖았을 게다. 조사로도 쓰이고 의존명사로도 쓰인다는 '만큼', '대로'의 용법에 맞는 띄어쓰기를 자신있게 할 줄 아는 사람 있으면 나와 보시라! 국어를 전공한 사람도 아니고, 설령 전공했다고 해도 모든 예외를 다 아는 것도 아니니 띄어쓰기는 영영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국립국원장을 지낸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솔직히 말해서 나도 글을 쓸 때 띄어쓰기가 자신 없다"라고 털어놨을라구.

그저 기본에 충실한 띄어쓰기를 생활화함으로써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나 간다'를 실현하는 방법밖에는 없을 성싶다.

문제의 답: 너 나 안 본 지 두 달 돼 감

<참고>

- '띄어쓰기 예외 많지만 기본 규칙은 알아야', 한겨레, 2011.12.26.

- '우리말 톺아보기 - 어려운 띄어쓰기', 한국일보, 2018.02.20.

- '전 국립국어원장의 고백 "띄어쓰기, 나도 자신 없다"', 조선일보, 2013.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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