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하는 힘

by 김대일

​​ 해답이 없는 물음을 가지고 고민한다. 그것은 결국 젊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달관한 어른이라면 그런 일은 애초에 시작도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나는 청춘이란 한 점 의혹도 없을 때까지 본질의 의미를 묻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자기에게 도움이 되든 그렇지 않든, 사회에 이익이 되든 그렇지 않든 ‘알고 싶다’는 자기의 내면에서 솟아나는 갈망과 같은 것을 솔직하게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는 좌절과 비극의 씨앗이 뿌려져 있기도 합니다. 미숙하기 때문에 의문을 능숙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발이 걸려 넘어지기도 합니다. 위험한 곳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나는 그것이 청춘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민하는 힘』, 강상중 저/이경덕 역, 사계절, 2009 에서)

얼마 벌지는 못해도 남 눈치 안 보고 사는 자영업이 훨씬 마음 편할 거라고 부친은 단정하신다. 맞다. 하루 수입이 최저시급으로 계산한 일당보다 못한 날이 이어져도 내 점방에 들앉아 세월아 네월아 시간 죽이는 것보다 세상 편한 건 없다. 문제는 이런 처지가 이어질수록 나는 멍청해져 간다는 거다. 너무 편해서 고민할 거리가 없어진다. 기껏 한다는 고민이란 게 매상을 좀 올리려면 어떤 수작을 부릴까 하는 상술이나 궁리할까. 온종일 고스톱만 쳐도 치매 예방에 좋다는데 돈 몇 푼 더 벌어보겠다고 잔머리 굴리는 데 혈안이 된 게 노화 방지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면 불행 중 다행이긴 하다만 거울 속에 비친 내 얼굴이 한번도 만난 적 없는 스크루지 영감을 자꾸 닮아가는 것 같아 신경이 쓰인다. 이리 살다 가는 생이라면 그다지 뽀대 나지도 않고 내가 바라는 바도 아닌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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