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일요일(80)

by 김대일

​성공시대

문정희


​어떻게 하지? 나 그만 부자가 되고 말았네

대형 냉장고에 가득한 음식

옷장에 걸린 수십 벌의 상표들

사방에 행복은 흔하기도 하지

언제든 부르면 달려오는 자장면

오른발만 살짝 얹으면 굴러가는 자동차

핸들을 이리저리 돌리기만 하면

나 어디든 갈 수 있네

나 성공하고 말았네

이제 시만 폐업하면 불행 끝

시 대신 진주목걸이 하나만 사서 걸면 오케이

내 가슴에 피었다 지는 노을과 신록

아침 햇살보다 맑은 눈물

도둑고양이처럼 기어오르던 고독 다 귀찮아

시 파산 선고

행복 벤처 시작할까

그리고 저 캄캄한 도시 속으로

폭탄같이 강렬한 차 하나 몰고

미친 듯이 질주하기만 하면​

(빈정거림, 내 글쓰기 목표 중의 하나로 등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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