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배려

by 김대일

고개를 연신 좌우로 흔드는 손님이었다. 의도적이지는 않되 흔들리는 본새가 발작적이다. 일종의 틱 장애다. 전혀 신경이 안 쓰이는 건 아니지만 머리털 깎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되레 손님이 염려됐다. 혹시 깎새의 작업에 누를 끼치는 건 아닌지 저으기 염려하는 눈치여서 말이다. "신경을 쓰면 더 흔들려서리" 변명을 늘어놓으며 미안해하길래 내가 다 미안했다.

"깎는 데 지장 없으니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오히려 손님 건강이 걱정됩니다."

"한 20년 전부터 이래요. 신경과 가서 치료를 받고 한의원 가서 침을 오래 맞았는데도 여전해요. 딱히 아픈 데도 없고 해서 이렇게 살다 갈라구요."

겸연쩍음이 좀 풀어졌나 손님 얼굴을 살피니 편치 않은 기색이 역력했다. 자꾸 이러시면 내가 더 곤란하다. 해서,

"매달 오시는 단골 중에 이런 분이 계십니다."

무슨 말을 하려나 미간에 힘이 들어가는 손님.

"뒷머리를 깎을 적에 고개를 살짝 숙여 주면 작업이 훨씬 편합니다. 헌데 그 손님은 각목을 뒷목에 댄 것마냥 뻣뻣해서 영 숙이질 못합니다. 맨 처음 오셨을 때 머리를 지긋이 눌러 숙이게 했다가 '아, 뒷목이 완전히 굳으셨구나' 딱 감이 온 뒤로는 앉은 채로 그냥 냅둡니다. 대신 제가 허리를 많이 구부려서 작업을 합니다. 내가 뒤에서 낑낑대니까 그분은 그분 대로 숙여 보려고 용을 쓰시지만 어디 마음처럼 됩니까, 안 되죠. 하지만 그러는 단골이 저는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더라구요. 손님도 마찬가지구요."

사소한 배려가 사람을 흐뭇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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