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은 말씀하신다. 명절 대목을 최소 여섯 번은 나봐야 생초보를 겨우 면한다고. 이용사가 되기로 작정하고 이 바닥에 들어선 이래로 알바하면서 세 번, 실습학원에서 한 번, 내 점방 개업한 뒤 작년 추석 지나 올 설까지 명절 대목만 여섯 번을 맞았다. 부친 말대로라면 설 대목을 나는 중인 지금 나는 생초보 탈출 일보직전일 성싶은데 점점 부대끼는 몸뚱아리가 나이는 못 속인다는 걸 증명하기도 해 서글픈 심정이다. 엊그제, 그러니까 대목이 낀 주의 화요일을 안 쉬고 명절 덕 좀 보겠다고 '못 먹어도 고'로 달렸지만 그깟 쉬는 날 하루 제꼈다고 체력은 거의 방전 직전이다. 점방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손님들이 두려워지는 건 명절 대목 무렵에나 일어나는 인지부조화인데 설 앞날까지 어떻게 버틸지 걱정이 태산이다. 이리 엄살을 떨지만 그렇다고 손님들로 미어터지느냐면 그건 또 아니다. 차라리 밀물처럼 확 몰렸다가 썰물처럼 확 몰려가면 참 좋으련만 한 사람 나가면 한 사람 들어오고 나가면 또 들어오는 식으로 찔끔대는 게 아주 감질이 나서 복장이 터질 노릇인데다 손님이 꼬리에 꼬리를 무니 잠깐 한숨 돌릴 틈도 없이 자질구레한 뒤차다꺼리까지 일일이 챙겨야 하는 수고로움으로 심신이 벅차다. 머리 깎는 건 기본이고 염색, 두피마사지 손님은 샴푸까지 마무리해줘야 제값을 받을 수가 있어서 머리 깎다 말고 다른 손님 머리를 감겨 줄 때가 임박하면 마음만 바쁘다. 바닥에 널부러진 머리카락을 제때 치우지 않으면 지저분하기가 이루 말로 다 표현 못할 정도라 바쁜 와중에도 빗자루를 들어야 하는데 그것도 일이라고 허리가 끊어질 듯하다.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는 다 쓴 수건을 빨래 바구니에다 넣으랴 화장대 정리하랴 거울 수시로 닦아주랴 정말이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이다. 대목 접어들어서부터 곡기를 끊었다. 밥 한 술 느긋하게 뜰 여유를 누릴 수가 없다는 소리겠다. 편의점에서 사 온 김밥이나 샌드위치로 간편하게 한끼 때우는 것조차 한 입 베어 물 찰나에 입안에서 우물거리는 시간도 아깝다는 듯이 눈치없이 들어오는 손님 신경쓰느라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대목을 여섯 번이나 났으면서 갈수록 하는 짓은 요령없는 생짜배기처럼 굴어 너무 한심하다.
설날 당일부터 화요일까지 빨간 날은 다 쉴 작정이다. 며칠 안 남았다. 견디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