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아침
김동리
새해라고 뭐 다른 거 있나
아침마다 돋는 해 동쪽에 뜨고
한강은 어제처럼 서쪽으로 흐르고
상 위에 떡국 그릇 전여 접시 얹혀 있어도
된장찌개 김치보다 조금 떫스름할 뿐
이것저것 다 그저 그렇고 그런 거지
그저 그렇고 그렇다 해도 그런대로
한 해 한 번씩 이 아침에 나는
한복으로 옷이나 갈아 입는다
(한복까지는 아니지만 한 해 중 가장 편한 마음으로 가장 편한 옷으로 갈아 입고 새배 드리러 본가 간다. 오늘부터 사흘 쉰다는 것만으로 사람이 이리 편타. 모두들 올해만이 아니라 내내 강건하고 번창하시라. 나한테도 녹슬지 않을 덕담을 잊지 말고 보내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