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 두 가지

by 김대일

이른 새벽 출근길에 드는 의문은 두 가지다.

먼저, 개금역에서 내려 점방으로 가는 길목에는 부동산 점방 두 곳이 있는데 두 곳 다 밤낮없이 불이 켜져 있다. 전날 불 끄는 걸 깜빡하고 퇴근한 부동산 중개인의 칠칠치 못한 행상머리를 비웃었지만 새벽이든 저녁이든 허구헌날 불이 켜져 있는 게 다분히 의도적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미치자 과연 그 숨은 의도가 무엇인지 무척 궁금해졌다. 한 곳만 그러면 그 점방 주인의 징크스 정도로 치부하면 그만이지만 하는 짓이 두 곳 다 똑같으니 혹시 '복덕방 미신'이라도 있는 겐가. 주인한테 물어보면 궁금증이 바로 풀릴 테지만 용건이 썩 상업적이질 않아 딱 미친 놈 소리 들을 각이라 망설여진다.

다음, 집에서 지하철 타러 장산역으로 가는 길에 놀이터가 있는데 한 여자(실루엣만으로 짐작할 뿐인데 마스크를 껴서 자세히 확인은 안 되지만 긴 생머리에 섬섬옥수로 미루어 젊은 여자임에 분명하다)가 놀이터 그네를 씩씩하게 타는 광경을 매일 본다. 사시사철 하루도 안 거르고 그것도 꼭두새벽에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그네를 타고 있는 여자를 발견했을 때의 섬뜩함이란 직접 목도하지 않은 당신은 상상도 못할 게다. 혹시 내 눈에만 보이는 귀신이 아닐까 하고 오금이 저린 적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다. 무슨 사연이길래 새벽 댓바람부터 그네를 타냐고 슬쩍 다가가서 물어보려 해도 오금 저린 놈이 무슨 강단이 있어서 그러겠는가. 꽁지가 빠지게 장산역으로 안 달아나면 다행이다.

가만 보면 두 가지 의문 중에 하나는 내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금세 풀리겠지만 다른 하나는 요원할지도 모른다. 물어보면 대답 안 할 이유가 없는 의문인 반면 물어본다고 선선히 대답해 줄지 전혀 가늠이 안 되는 의문도 있으니까. 씨언하게 미친 놈 소리 한번 듣고 해결할 의문은 실은 의문도 아니다. 심장을 단단히 움켜쥐고 물어봐야 할 의문이라면 그냥 불가사의로 남겨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굳이 알려고 하지 말자. 괜히 다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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