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의 노래
황인숙
북풍이 빈약한 벽을
휘휘 감아준다
먼지와 차가운 습기의 휘장이
유리창을 가린다
개들이 보초처럼 짖는다
어둠이
푹신하게
깔린다
알아?
네가 있어서
세상에 태어난 게
덜 외롭다
(고독한 사람이 구원받으려면 사랑이 필요하다. 하필이면 왜 화자는 일요일에 구원의 노래를 부르는가. 일주일 중에 가장 안온해야 할 일요일에 말이다.
석양이 지고 어스름 어둠이 깔릴 무렵의 일요일에 한 번이라도 진저리를 쳐본 이라면 그 까닭을 알고도 남음이리라. 허무와 우울로 질척대는 일요일 끝물이야말로 진화된 고독일지니. 만약 사랑이 없다면 그 즈음을 우리가 어떻게 견딜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