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일요일(87)

by 김대일

일요일의 노래

황인숙


북풍이 빈약한 벽을

휘휘 감아준다

먼지와 차가운 습기의 휘장이

유리창을 가린다

개들이 보초처럼 짖는다


어둠이

푹신하게

깔린다


알아?

네가 있어서

세상에 태어난 게

덜 외롭다

(고독한 사람이 구원받으려면 사랑이 필요하다. 하필이면 왜 화자는 일요일에 구원의 노래를 부르는가. 일주일 중에 가장 안온해야 할 일요일에 말이다.

석양이 지고 어스름 어둠이 깔릴 무렵의 일요일에 한 번이라도 진저리를 쳐본 이라면 그 까닭을 알고도 남음이리라. 허무와 우울로 질척대는 일요일 끝물이야말로 진화된 고독일지니. 만약 사랑이 없다면 그 즈음을 우리가 어떻게 견딜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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