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란 나라가 참 대단하다고 서두를 뗐다. 왜 대단한지를 설명하려고 충청도 어디메 있다는 프랑스(혹은 프랑스 국적의 회사)가 운영한다는 골프장을 예로 들었다. 그 골프장 건물 바닥재 공사를 맡아 들렀었나 보다. 골프장은 다들 넓으니 골프장 면적으로 프랑스의 위대함을 따질 건 아닐 테고 다른 나라는 범접조차 못 할 탁월한 뭔가를 꺼낼 성싶어 이어질 말에 귀를 쫑긋 세웠다. 한 사람 앞에 10만 원 내외밖에 안 든다는 게 아마 국내 여느 골프장 그린피보다 저렴하다는 말인 듯싶었다.
그는 또 "프랑스란 나라가 얼마나 대단한 나란지 압니까? 우와!" 탄성을 지르며 이번에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기름통을 제조하는 국내 소재 프랑스 회사를 예로 들었다. 그 프랑스 회사가 만드는 기름통을 안 쓰는 완성차업체가 이 세상엔 없다면서 그 분야의 특허권을 가진 독점 업체라는 설명까지 힘주어 덧붙였다. 기름통 만드는 프랑스 업체가 프랑스가 왜 대단한 나라인지 나를 납득시키는 데 적합하고 충분한 근거가 되는지 곰곰 곱씹었다.
염색약 바르고 20분이 흘러 샴푸를 하려는데 "중국이란 나라가 말이죠, 우와!" 이번에는 중국 타령이다. 제주도의 한 호텔 객실 바닥 공사 수주를 따서 가봤더니 중국업체가 운영하는 데였다나. 엄청나게 드넓은 부지도 부지지만 건물 전체가 유리로 되어 있어 채광이 어마어마했다고 하면서 불쑥 제주도 부동산 거의가 중국사람 손에 넘어갔다고 떠벌이더니 "중국이란 나라가 참 대단합니다. 우와!" 난리였다. 이쯤되면 종잡을 수가 없다. 프랑스의 위대성과 중국의 위대성 사이에는 무슨 연관이 있는 걸까.
염색한 머리를 다 감긴 뒤 세수하라고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줬더니 세수할 생각은 안 하고 "우리나라 지나다니는 차 좀 보세요. 독일차 아닌 게 어딨습니까? 독일이란 나라 참 대단합니다. 우와!" 더 대꾸하지 않고 자리를 피했다.
무슨 말 하려는지 대강 짐작은 갔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그가 개소리괴소리 지껄인 건 아니라고 느끼지 않는가. 하지만 이런 식의 '우와!'화법은 색다르지만 곤란하다. 처음엔 기만당한 것처럼 언짢다가 나중엔 듣다가 지쳐 버린다. 처음 접하는 신기한 화법이라 기록으로 남기지만 다신 듣고 싶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