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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일요일(88)

by 김대일

​El Condor Pasa(If I Could)

I'd rather be a sparrow than a snail

(달팽이가 될 바에 차라리 참새가 되겠어요)

Yes I would, If I could, I surely would

(그래요, 할 수만 있다면 반드시 그럴 거예요)

I'd rather be a hammer than a nail

(못이 될 바에 차라리 망치가 되겠어요)

Yes I would, If I only could, I surely would

(그래요, 할 수만 있다면 반드시 그럴 거예요)​


​Away, I'd rather sail away

(멀리, 차라리 멀리 항해를 떠나겠어요)

Like a swan that's here and gone

(이곳에 머물다 떠난 백조처럼 말이죠)

A man gets tied up to the ground

(인간은 땅이란 곳에 매여 살다가)

He gives the world its saddest sound

(가장 슬픈 소리를 세상에 들려주죠)

Its saddest sound

(가장 처량한 소리를 말이에요)


​I'd rather be a forest than a street

(길이 될 바에는 숲이 되겠어요)

Yes I would, If I could, I surely would

(그래요, 할 수만 있다면 반드시 그럴 거예요)​

I'd rather feel the earth beneath my feet

(차라리 내 발 밑에 있는 대지를 느끼겠어요)

Yes I would, If I only could, I surely would​

(그래요, 할 수만 있다면 반드시 그럴 거예요)

(신영복- 내가 '더불어숲'이라는 이미지에 남다른 애정을 갖는 까닭은 그것을 마음속의 그림으로 간직하기 시작했던 곳이 삭막한 감옥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독방에서 가끔 혼자서 읊조리던 <엘 콘도르 파사>의 노래가 계기였다고 기억한다. 나뭇가지 끝을 떠나지 못하는 달팽이보다는 하늘을 훨훨 날아가는 참새가 되고 싶고, 못보다는 망치가 되고 싶다는 첫 구절은 당시 갇혀 있던 나로서는 매우 가슴에 와 닿는 시구였다. 당시의 심정이 가지 끝을 떠나지 못하는 달팽이와 같았고 한 점에 박혀 있는 못과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일 감동적인 반전은 마지막의 "길보다는 숲이 되고 싶다"는 구절이었다. 길은 참새처럼 훨훨 떠나는 이미지였음에도 오히려 한 곳을 지키고 있는 숲이 되어 발 밑의 땅을 생각하겠다는 것이다. 갇혀 있던 나로서는 새로운 깨달음이었다. 비록 떠날 수는 없지만 숲은 만들 수 있겠다는 위로였고, 동시에 감옥의 가능성이기도 하였다. 돌이켜 보면 발 밑의 땅을 생각하며 숲을 키우는 것, 이것은 비단 나만의 감상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과제와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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