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한평생을 70쪽 책이라고 비유할 때 쇼펜하우어가 한 말로 오늘의 시를 갈음하겠다. 단 한 줄이 시 못지않은 울림이어서다. 당신도 모처럼 쌈박한 아포리즘을 오징어다리 씹듯 곰곰 곱씹기를 바란다.
주석註釋의 사전적 의미는 '낱말이나 문장의 뜻을 쉽게 풀이함. 또는 그런 글'이다. 주석은 또한 본문을 비평적으로 설명하거나 해석하는 것이다. 쇼펜하우어 말을 누군가는 '삶을 쓰는 데 40년, 삶을 추억하는 데 30년'으로 들린다고 하지만, 주석이 본문에 대한 풀이지 변명이 아니라고 한다면 뒤 30쪽은 인생을 재해석하기 위한 역동적인 가동의 시기여야지 소극적 반추에 머물러서는 곤란할 게다. 주석을 써내려가는 중인 나나 당신이 매일매일을 살뜰히 여겨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