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역사

by 김대일

타이틀은 제각각이지만 흘러간 오늘의 역사를 톺아본다는 면에서는 어슷비슷한 토막글은 신문마다 있다. 과거의 오늘에 생몰했거나 발생했던 기념비적인(혹은 문제적인) 인물 혹은 사건을 소개하면서 필자의 비평을 간략히 다는 형식이다. 즐겨 읽다 보면 곳간에 곡식 쌓이듯 상식이 쑥쑥 느는 느낌이 들면서 그런 걸 어떻게 일일이 다 아는지 필자(신문사)가 경외로워 보이기까지 한다.

잔뼈가 굵고 필력깨나 떨친다는 베테랑 기자가 해당 코너를 주로 도맡는 까닭이 역사의 파편 하나 툭 던지는 데 그치는 게 아니고 그 파편이 지금을 사는 우리와 어떤 관련을 맺어 영향을 끼치는지, 하여 보다 나은 방향성을 모색하려는 의도, 자칫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순환론적 역사관에 기대는 측면이 없지는 않으나 과거사로부터 개선과 발전의 여지를 구하려는 타산지석의 의미가 오히려 더 크다는 게 애독자로서 가지는 희망적인 평가다. 근래 들어 이른바 '기레기'라는 멸칭을 달고 사는 기자들이지만 사회 구석구석을 종횡무진 누비던 민완기자 경험과 역량에서 우러나오는 비상한 감각으로 굽은 것은 반드시 펴지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기 마련임을 넌지시 알리기에는 과거를 오늘에 투영하는 것만큼 영악한 것도 없다.

한국일보의 <기억할 오늘> 코너는 국가보훈처가 이승만기념관 건립 예산을 책정했다는 소식에 덧붙여 이승만이 하야 성명을 발표한 1960년 4월 26일을 조명했다. 기자인 필자는 베테랑답게 이승만의 공과를 균형감있게 요약하는 재주를 부렸지만 막판에 과거와 오늘을 절묘하게 오버랩시키는 묘수를 부린다. 내가 보기에 필자가 하고 싶었던 말은 이것이었다.

그는 국민에게 권력과 민주주의에 대한 근원적인 피해의식과 불신을 안긴 집권자였다.(최윤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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