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직 바라는 건 마음의 평화apatheia다.
세상이 내게 부여한 분수만큼만 누리다가 고요하게 저물고 싶다.
한때의 야욕이 불러일으킨 마음의 소요를 더는 겪고 싶지 않다.
'있는 그대로의 삶'을 일깨우기 위해 끊임없이 길라잡이를 갈구하는 중이다.
여기 새롭게 나를 각성케 한 이가 있으니 그의 이름은 에픽테토스다.
"너는 극작가의 뜻에 따라 결정된 연극 속의 배우라는 것을 기억하라. 작가가 연극이 짧기를 바란다면 그 연극은 짧을 것이고, 길기를 바란다면 그 연극은 길 것이다. 작가가 너에게 거지 역할을 맡긴다면, 이 역할조차 또한 능숙하게 연기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라. 작가가 너에게서 절름발이, 공직자, 평범한 사람의 역할을 원한다고 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너는 그 역할을 해야만 하고, 너에게 주어진 그 역할을 잘 하는 것이 너의 일이기 때문이다." (에픽테토스 『엥케이리디온』17장, <고명섭의 카이로스>, 한겨레신문, 2023.04.26. 칼럼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