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전철 간에서 서울 사는 박한테 이렇게 문자를 남겼다.
[요즘 KBS 주말드라마에 류진이라는 배우가 출연한다고 아이엄마가 알려 주더군. 아이엄마는 그를 '박아무개를 닮은 배우'로 알고 있는데 아마 내가 하도 떠들어대서 귀에 못이 박혀서 그럴 게다. 난 우리나라 남자배우 중에 류진보다 잘생긴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워낙 잘생겨서 똑똑히 기억하기도 하지만 번듯한 이목구비나 훤칠한 몸매가 너와 흡사한 구석이 많아 더 각인이 됐는지 모르겠다. 드라마로 본 류진은 예전의 세련미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이 속된 말로 아주 망가져서 나오더라만 나는 오히려 더 반갑더라. 도식적인 미남상을 과감하게 벗어던지고 중년남이라면 누구나 그럴 법한 일상적이고 평범한 모습으로 거듭난 류진은 이전보다 오히려 친근하더만.
근황 궁금해 문자 남기려는데 허두를 뭐로 뗄까 하다가 류진이 떠올랐다. 세월 많이 흘렀다. 우리도 세월 무상한 줄 알 나이가 되어 버렸고. 어깨 힘 뺀 류진이 보기가 좋듯 수더분하게 여생을 즐기자. 건강해라.
* 덧붙이는 말- 답 달 생각마라. 문자 빚 졌다고 술 처먹고 전화하지도 말고. 온 문자 씹지나 말고 읽으면서 피식 웃고 말아라. 그냥 물 흐르듯 지내자.]
한 10분 지났나. 녀석한테서 답신이 왔다.
[ㅎㅎ
운전하고 집에 오는데 니 생각나더라. 머씨 통하는겁다]
통했다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