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태풍’ 마와르가 태평양 휴양지 괌을 강타하면서 당장 여행 계획을 취소하거나 일정을 미루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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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의 경우 태풍 피해 복구가 진행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최소 이달 말까지 또는 다음달에도 예약을 취소하거나 미룰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태풍 강타한 괌, 항공·숙박 예약 취소 무료로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2023.06.01.)
2002년 태풍 봉선화 이후 20년 5개월만에 괌에 가장 큰 피해를 입힌 태풍으로 기록되었다. 그리고, 2023년의 첫 슈퍼태풍이자 2020년 태풍 고니 이후 2년 6개월만에 T값 8.0을 기록했다. JTWC 기준으로 2021년 수리개 이후 2년만에 중심기압 800hPa대에 진입한 태풍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또한 태풍 마와르는 역대 5월에 발생한 태풍 전체를 통틀어서 풍속 기록 공동 1위, 최저기압 다는 모르더라도 더러 안면이 있는 계꾼들이 있어기록 단독 2위, ACE 지수 기록 단독 1위, 태풍 활동 기간 단독 4위의 기록을 세우는 등 많은 기록들을 남겼다.(나무위키에서)
지구 기온이 앞으로 5년 이내에 사상 처음으로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1.5도 이상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유엔 산하 기구인 세계기상기구(WMO) 밝혔다. 이는 지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채택한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내로 제한하자는 목표가 5년 안에 깨질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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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상기구는 산업화 이전보다 1.28도 이상 높았으며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던 2016년의 기록이 앞으로 5년 이내 깨질 확률은 98%라고 봤다. 전문가들이 앞으로 5년 이내 세계 기온의 급격한 상승 확률을 예측하는 이유는 인간 활동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 현상과 함께 엘니뇨 현상을 꼽는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열대 해역의 수온이 평년보다 0.5도 이상 올라가는 현상으로, 이중 수온이 1.5~2도 이상 높아지는 등 수온 상승이 큰 경우를 슈퍼 엘니뇨라 부른다. 2015년 말~2016년엔 슈퍼 엘니뇨가 발생했는데 올해도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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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상기구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엘니뇨’가 도래해 지구 곳곳에 폭염과 홍수, 가뭄을 일으킬 것으로 최근 예상했다. 탈라스 사무총장은 “앞으로 몇 달 안에 온난화된 엘니뇨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인간이 유발하는 기후 변화와 결합하여 지구 온도를 미지의 영역으로 밀어 넣을 것이다”라며 “이것은 건강, 식량 안보, 물 관리 및 환경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경고했다.(<지구 대재앙 ‘최후 방어선’ 1.5도 상승…5년 내 깨질 확률 66%>, 한겨레, 2023.05.17.)
마누라는 1990년 상경해 한 생명보험회사 지점 총무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고 거기서 알게 된 직장 동료들과 지금까지 계를 꾸리고 있다. 참으로 질긴 결속이 아닐 수 없다. 부산에 뿌리 박고 산 지가 20년이 넘은데다 넉넉지 못한 살림살이에서 불요불급한 비용이겠다 싶으면 얄짤없이 줄이고 보는 마누라가 이른바 '서울 중앙 계' 곗돈만은 곧 죽어도 송금을 하는 까닭이 10명 가량 되는 계꾼들 중 대부분이 마누라처럼 그 회사에서 처음으로 직장인 소리를 들은 신출내기들이라 홀아비 사정 과부가 알아주듯 서로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고 그걸 토대로 가히 역대급인 결속력을 유지하게 됐다고 마누라가 다닌 그 회사에서 5년 간 본사 직원으로 근무를 했었고 계꾼들 중 몇몇과는 같은 부서에서 얼굴 맞대고 지낸 적이 있어 그들의 면면을 통해 '서울 중앙 계' 존속을 위한 그들의 불굴의 의지를 엿본 자로서 감히 확신한다.
그런 그들이 몇 해 전부터 뭉치가 커진 곗돈을 밑천 삼아 떼로 몰려다니면서 팔도 유람을 다니는 중이다. 해운대 바닷물에 발도 담갔다가 갈치구이 먹으러 제주도로 넘어가더니 올해는 떠억하니 괌으로 패키지여행을 잡아놓은 게 아닌가. 몇 달 전부터 여권을 만든다 여행용 가방이 후지다는 둥 호들갑을 떠는 마누라한테서 외유 채비의 냄새가 나더니 (출발했다면)6월 2일 떠서 6월 6일 돌아오는 3박5일 스케줄을 지지난달에서야 알게 되었다. '서울 중앙 계'의 스케일이 점점 커지는 걸 나무랄 수는 없다. 30년 넘게 여투어 둔 곗돈이 어지간할까. 아무튼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활보하다 이쁘다고 누가 채어 가면 어쩌냐고 너스레를 떠는 마누라가 싫지 않았고 모처럼 해외로 여행을 다녀와 없던 활력이 솟아나면 그보다 더 바랄 게 없어서 즐거운 여행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했다.
마누라는 어제 아침 인천공항 대신 부산 양정동 회사로 출근했다. 주지하다시피 슈퍼태풍 마와르가 괌을 강타해 괌으로의 여행이 전면 취소됐다. 괌 대신 다른 나라로 여행을 추진 중이지만 여의치가 않는가 보더라. 올 10월로 일정만 잡아 놓고 행선지는 미정으로 남겨뒀다. 괌 포기는 잘한 처사다. 설령 일정대로 괌에 갈 수 있다고 해도 피해 복구에 안간힘을 쓰는 현지에서 비키니 입고 한가롭게 휴양을 즐기는 건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
괌 여행 취소 과정을 목도하면서 그 어느 해보다 올 여름 나기가 무척 버겁겠다는 두려움이 일었다. 미증유의 5월 슈퍼태풍이 6월, 7월, 8월, 9월, 10월… 올해 내내 이어지지 말란 법 없다. 그 괴물은 인간이 뿜어낸 탐욕의 열기를 먹고 덩치를 키워서 인간을 집어 삼키려 할 것이다. 기후 위기는 자승자박이다. 인간이 싸지른 똥을 인간이 결국 치울 수밖에 없는데도 이기적인 인간들은 미적거리기만 하다가 더 큰 재앙을 자초한다. 여름은 휴가와 여행의 계절임에도 예상컨대 재앙의 계절로 우리를 괴롭힐 게 분명하다. 비행기 뜨는 날보다 연기, 결항 되는 날이 더 많아질 계절의 저주스런 날씨를 탓할 게 아니라 그걸 초래한 우리 스스로를 냉철하게 반성하고 저주를 푸는 복원의 저주를 거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여행은 그 다음에 가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