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궂긴 소식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조지 윈스턴이 6월 4일 향년 73세로 별세한 것이다. 자연과 계절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했다는 그의 음악은 10대에서 20대를 관통하며 나를 몹시도 흔들었더랬다. 특히 <December> 앨범은 어린 감수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 나만의 고유한 본성을 구축하는 데 큰 영감을 주었다. 열성적인 개신교 신자로 종교적 색채가 짙게 배여 있어서인지 그의 피아노 선율은 자연을 닮은 서정성으로 나를 구원하는 착각을 일으키곤 했다.
그의 음악을 섭렵하던 고등학생 때부터 계절 연작 시리즈 같던 앨범들을 사 모았었다. 그런 조지 윈스턴을 대학에 올라가서 새삼 조우한 건 대학 새내기이던 1991년 8월의 어느날이었다. 연애를 하다 보면 시시콜콜한 것까지 노닥거렸을 테지만 조지 윈스턴이 화제의 중심이었던 적은 없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December> LP 음반을 생일 선물로 건넸다. 난생 처음 LP 음반을 생일 선물로 받았다는 기쁨보다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읽어내는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반가움이 더 벅차서 그녀를 꼬옥 껴안아준 기억이 생생하다. 그렇게 조지 윈스턴은 나의 젊은 시절을 애틋하게 수놓았던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내 삶을 구성하는 기억에서 일정 지분을 차지하는 고인을 위해 고종석 소설의 한 대목을 옮기고 그 이름을 고이 적는 의례를 치른다.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
김현은 말했다.
"사람은 두 번 죽는다. 한번은 육체적으로. 또 한번은 타인의 기억 속에서 사라짐으로써."
나는 마르틴의 최종적 죽음을 얼마라도 지연시키기 위해 그의 이름을 여기 다시 적는다.
마르틴 크론베르크(1957~1993) (고종석, 『빠리의 기자들』에서)
조지 윈스턴George Winston(1949~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