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된 버릇

by 김대일

못된 버릇이 있다 나에게.

매사에 피상적이라는 거다. 수박 겉만 핥다가 만다고나 할까. 그래 놓고 마치 속속들이 다 안다는 듯이 군다.

그러니 가식적이다. 더 심각한 건 거짓을 참인 양 둘러대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러는 자신한테 가책을 해대는 이율배반성이다. 하여 이루는 건 별로 없고 마음만 고된 거다. 죽은 자식 자지 만지는 격이니까.

내일은 무얼 쓸까, 모레는 또 뭘 쓸까를 고민하면서 화장실에서 똥을 누다가 이래서 내가 맨날 이 모양인갑다 정신이 퍼뜩 든 게다.

문제점을 알았으면 그걸 해결해야 하는데 똥 누면서 그것까지는 떠오르지가 않았다. 또 한참을 고민하겠지만 묵은똥 한 덩어리 내보낸 성싶어 후련한 감이 아주 없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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